[2015 한국농정 주요뉴스] 매일 먹는 우리식탁, 수입농축산물로 ‘뒤범벅’

주요 5개 FTA 농업생산 감소액 연평균 1조1,368억원 … 15년 누적 피해액 17조522억원
피해강도 축산 > 과일 > 채소 > 곡물 순
수입과일 소비 강세 … 자몽주스, 전년 동기대비 58.4% 수입 증가

  • 입력 2015.12.26 14:58
  • 수정 2015.12.26 15:05
  • 기자명 원재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 지난 5월 인천시 강화군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에 미국산 체리와 오렌지, 칠레산 거봉과 필리핀산 망고 등이 진열돼 있다. 한승호 기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 늘어날수록 국내 농축산물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EU·영연방·중국 등 주요 FTA로 농업생산 감소액이 발효 이후 연평균 1조1,368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15년 누적 피해액은 17조522억원에 달한다. 특히, 축산·과일·채소·곡물 순으로 피해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라남도(도지사 이낙연)가 지난달 18일 ‘농림축산분야 FTA 대응전략연구’에 대한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담당한 이번 연구용역은 지금까지 개별 FTA에 대한 영향평가 결과만을 놓고 농축산업 피해를 조사하던 것을 탈피해 종합적인 FTA 영향보고라는 점에 관심이 집중됐다.

축산 피해액 ‘심각’

이날 보고내용에 따르면 주요 FTA(미국·EU·영연방·중국·베트남)로 우리나라 농업생산 감소액은 발효 이후 연 평균 1조1,368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15년간의 누적 피해액은 총 17조522억원. 구체적으로 곡물의 연평균 총피해액은 393억원(15년 누적 : 5,902억원)이며 △두류 219억원(3,286억원) △서류 77억원(1,148억원) △맥류 59억원(883억원) 등을 나타낸다.

채소는 연평균 721억원(15년 누적: 1조808억원) 피해가 예상되며 △마늘 80억원(1,194억원) △양파 74억원(1,108억원) △고추 140억원(2,095억원) △과채류 406억원(6,095억원) 등으로 분석됐다.

과수 피해액은 채소보다 더 커서 연평균 2,518억원, 15년 누적 피해액은 3조7,773억원이다. △감귤 641억원(9,616억원) △사과 619억원(9,283억원) △포도 514억원(8,115억원) △배 404억원(6,059억원) 순으로 피해액이 예상된다.

축산 피해액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연평균 피해액은 7,654억원, 15년 누적피해액은 11조4,80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육우 2,967억원(15년 누적 : 4조4,512억원) △돼지 2,722억원(4조833억원) △육계 1,060억원(1조5,903억원) △낙농 722억원(1조830억원) △벌꿀 44억원(663억원) △오리 21억원(315억원) 등으로 전망된다.

특히 축산의 경우, 축산 강국과의 FTA가 치명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일각에서 ‘육류 소비량이 늘어 마치 FTA 피해가 적을 것’으로 내다보는 것은 큰 정책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일은 6대 과일(배, 사과, 포도, 단감, 복숭아, 귤)을 중심으로 소비량이 감소한 반면 오렌지 수입과 열대과일의 지속적인 수입증가량을 우려했다.

농경연이 발간한 올해 3분기 농축산물 수출입동향 보고서에도 소비량이 늘고 있는 망고와 자몽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9.8%, 20.9% 수입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신선자몽과 자몽주스는 올해 1~9월까지의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9%와 58.4% 각각 늘어났다.

과채류, 늘어나는 수입과일 간접 피해 ‘증가’

채소류 피해는 과채류(토마토, 피망, 참외 등) 피해가 71.4%를 차지하는데, 대부분 수입과일에 대한 간접효과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김치, 혼합조미료 및 기타 소스(일명 다대기) 등 양념류 가공품 수입은 위협적 요인으로, 최근 5대 채소 수입은 1995년 17억 달러에서 2014년 173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대부분 중국산이다.

전남도는 이번 연구보고서를 통해 FTA 체결로 우려되는 직·간접 피해를 분석해, 세부적인 주요 과제 추진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 기준 농업피해액을 계측한 이후, 전남의 FTA 농업피해액을 계측해 실효성 있는 다각적 대책을 고심 중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국가는 총 52개국으로,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영토를 73%로 확대시켰다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 우리 식탁은 세계 각국의 농축산물로 뒤범벅되고, 급증하는 수입농산물에 농촌경제 또한 위협받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