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닭고기 수급 ‘비상’

생산과잉에 이어 수입폭탄까지
육계 산지가격 올해보다 더 떨어져

  • 입력 2015.12.26 13:01
  • 수정 2015.12.27 20:2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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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사상 최악의 공급과잉을 맞고 있는 육계산업의 내년 전망은 올해보다 더욱 어둡다. 늘어날 대로 늘어난 국내 생산에 수입 증가까지 겹쳐 산지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리라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최세균)은 지난 18일 ‘닭고기 수급 불균형과 파급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도계 마릿수는 9억6,127만마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도계 마릿수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올해는 전년대비 8.6%라는 유난히 큰 폭의 증가가 눈에 띈다.

이는 산지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11월까지 kg당 공식 평균 산지가격은 1,480원으로 평년보다 17.6% 하락했다. 월별 최저치인 9월의 1,118원은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쯤 되면 바닥을 쳐야 할 수치들이지만 현실은 아직도 악화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농경연이 추정한 내년 1~7월 병아리 생산 잠재력은 전년대비 12.1% 높은 수준이다. 특히 1~3월 잠재력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0% 이상씩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 1~8월 도계 마릿수만 6억8,946만마리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하필 이 시기에 조류인플루엔자(AI)로 수입을 중단했던 미국산·태국산 닭고기가 다시 들어온다. 보고서에 의하면 재고를 많이 보유한 미국산 냉동 닭고기가 저가 덤핑으로 몰려들어올 가능성이 있으며, 지리적 이점을 가진 태국산 닭고기 수입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2016년 상반기 산지가격은 올해보다 하락하며 하락폭은 더 커진다.

국내 공급과잉의 원인은 대규모 계열화업체 간 경쟁 과열로 인한 무리한 입식이다. 시장이 포화인 상태에서 최근 신규 업체 진입까지 연이으면서 전체 사육 마릿수 증가를 초래했다. 해외에서 거듭 AI가 발생하면서 업체들이 종계 부족에 대비, 단기간에 종계 입식을 늘린 것도 한 요인이다. 반면 국내 닭고기 소비량은 오히려 작년보다 5.6% 감소했다.

이같은 수급 불균형 상황은 계열화업체 경영 악화 혹은 중소업체 폐업이라는 결과를 낳으며 이는 결국 위탁사육농가의 부담으로 귀결된다. 사육수수료 인하나 미지급은 물론 병아리·사료 품질저하, 입추 지연, 운송료 인상 등 이미 많은 농가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농경연은 공급과잉 해결을 위해 업체 간 대승적 관점에서의 상생협력과 자율적인 생산 조절 노력을 촉구했다. 또 위탁사육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가 조직화와 정부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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