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씨앗 지키는 여성 농민 행사 잇달아 열려

제1회 부여군 토종씨앗 축제 … 강원 홍천·전북 임실에서도

  • 입력 2015.12.18 14:48
  • 수정 2015.12.18 14:49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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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 지난 16일 충남 부여군 부여농협 산지유통센터에서 열린 토종씨앗축제에서 여성농민들이 토종씨앗을 살펴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토종씨앗을 지키기 위한 여성농민의 땀방울이 나눔을 통해 확대되고 있다.

지난 12일엔 강원도에서 홍천여성농민회가 행복중심생협연합회와 한 해 동안 공동경작한 토종씨앗 수확물로 축제를 열었고, 이어 지난 16일엔 부여군여성농민회와 한살림부여연합회 여성생산자회가 공동으로 제1회 부여군 토종씨앗축제를 개최했다. 17일엔 전북 임실에서 여성 농민들이 마을곳곳을 돌며 모은 토종씨앗의 이야기를 ‘내가 죽으면 꽃밭에 앉았을라고 심어놨제’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했다.

‘생명을 담은 토종씨앗 함께 지켜요!’라는 주제로 열린 부여군 토종씨앗 축제는 토종씨앗을 구경하러온 농민들과 지역의 주요 관계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참가자들은 전시된 토종씨앗과 수확물을 둘러보며 평소에 접하던 농산물과는 다르게 다소 투박하지만 정감어린 생김새에 웃음꽃을 보였다. 토종수확물이 모양과는 달리 오랜 세월 병충해와 기후를 버텨낸 만큼 더욱 영양만점이라는 여성 농민의 설명엔 눈빛을 반짝이며 나눔씨앗을 받았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토종씨앗 수확물로 만든 토종밥 한 끼다. 토종하동왜조쌀과 잡곡(토종반달콩, 토종선비콩, 토종흰동부)으로 지은 밥, 토종배추와 토종무시래기로 만든 된장국, 토종호박죽, 토종물고구마묵·도토리묵 등 토종수확물이 여성농민들의 ‘야무진’ 솜씨로 재탄생했다.

김미자 부여군여성농민회장은 “토종씨앗은 오랜 기간 농민들이 생명력 강한 씨앗을 선발한 것”이라며 “한국의 기후와 병충해를 잘 견뎌 ‘신토불이’라는 말처럼 한국인의 입맛과 몸에 잘 맞는다”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특히 “농민들 곡식을 거두고 일부를 종자로 쓰던 오랜 전통이 무너지고 씨를 종자회사에서 구매하며 작물다양성이 줄고 토종씨앗이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있는 실정”이라며 토종씨앗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토종밥 한 끼와 씨앗을 나누며 한해를 돌아보고 내년에도 식량주권을 지켜낼 것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강선옥 한살림부여연합회 여성생산자회장도 “토종텃밭 수확 농산물로 소박한 나눔행사를 가질 수 있어 보람되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여군여성농민회는 지난 2008년부터 토종씨앗 지키기에 나섰다. 2011년엔 마을을 돌며 실태조사를 했고, 1인 1품종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과 더불어 토종종자보존지원조례 제정 운동도 벌였다. 올해엔 지난 3월 한살림부여연합회 여성생산자회와 소비자 등 30여명이 30여종의 토종씨앗을 파종하며 공동경작을 진행했고 그 수확물로 축제를 준비했다.

행사엔 장명진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과 정영채 부여군농민회장, 당진·청양·서천 등 충남지역 농민과 이용우 부여군수, 김태호 부여군의장, 소진담 부여농협조합장, 이광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부여사무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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