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엄나무와 가시오가피
[길벗 따라 생활건강] 엄나무와 가시오가피
  • 나현균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장
  • 승인 2015.12.18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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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현균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장

어릴 적 어머니는 농사철이 끝난 겨울이 되면 가시가 잔뜩 달린 나뭇가지를 한 다발 사다가 문지방에 걸어 놓으시고, 허리 아프고 무릎 아픈데 좋다며 이것을 삶아 우려낸 물에 닭을 고아 함께 드시곤 하셨는데, 바로 이 나무가 엄나무였습니다.

예부터 엄나무의 가시는 잡귀를 쫓아내는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약리학적 분석력이 부족하였을 먼 옛날에는 우리 주변의 동식물들이 우리 몸에 어떤 약효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옛 사람들의 눈에 가시가 있는 나무는 뭔가 나쁜 것들을 가시로 찔러 쫓아 낼 수 있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고, 이것을 먹으면 몸에 나쁜 종기나 염증을 쫓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먹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무수한 임상실험결과 약효를 나타낸 것들이 비로소 한약으로 굳어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릎질환에 효과가 있는 우슬도 줄기의 마디 모양이 흡사 쇠의 무릎을 닮았기에, 그것을 먹으면 무릎질환이 치유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그 약의 유래가 시작되었을 것이라 추측됩니다.

엄나무는 음나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축축한 곳에 두어도 습기가 차지 않으며 물속에 두어도 잘 썩지 않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우리의 선조들은 엄나무로 나막신을 만들어서 신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엄나무의 습기를 방어하는 성격을 이용해 풍습관절염(한의학에선 관절에 염증이 생겨 붓는 것을 풍습(風濕)이라 표현합니다)에 써 본 결과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던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시가 있는 식물들은 간에 좋은 각종 비타민과 정유, 사포닌, 쿠마린, 알칼로이드 등의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엄나무의 경우 풍과 습으로 생긴 관절염을 치료하는 성분이 더욱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이 엄나무와 함께, 같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면서도 신비한 약효를 지닌 것으로 가시오가피라는 것이 있습니다.

<본초강목>에 “한 묶음의 자오가(가시오가피)를 얻는 것은 한 마차의 황금을 얻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시오가피는 인삼과 함께 오래 전 부터 동양권(한방)에서는 상약(上藥)중의 상약으로 분류해 뿌리와 껍질을 약재로 사용해 왔습니다.

오갈피나무는 그 생김새와 생태가 산삼을 쏙 빼 닮았습니다. 잎 모양은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닮았고, 깊은 산속 그늘지고 부숙질이 풍부한 흙에서 자라는 것도 같습니다. 다만, 산삼은 ‘풀’ 종류고 오갈피는 ‘나무’ 종류라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이것이 현대에 와서 더욱 주목받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1960년 구소련 과학아카데미의 브레크만 박사가 “러시아 가시오가피엔 고려인삼을 능가하는 약효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학계에 발표하면서부터 였습니다. 여기에 구소련에서 ‘올림픽선수들’에게 이 가시오가피를 음용케 하여 ‘금메달’을 따는데 일조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가시오가피는 러시아보다는 한국이 원산지라 할 만큼 종류도 많고 효과도 훨씬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

가시오가피는 특히 무릎질환에 좋습니다. 무릎을 펴기 곤란할 정도로 관절염에 고생하시는 분들은 가시오가피를 달여서 3개월 정도 꾸준히 복용하시면 효능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술을 좋아하시는 분은 가시오가피(또는 오가피)를 항아리에 8할쯤 채운 뒤 소주를 붓고 약간의 설탕을 더해 5~6개월 숙성 후 드시면 술맛도 좋을 뿐 아니라 오가피의 효능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소주잔으로 하루 세 잔 이하로 마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엄나무나 가시오가피는 잘 씻어서 1시간쯤 약한 불로 은은히 끓여서 차로 마셔도 그 향과 맛이 일품입니다. 엄나무나 가시오가피의 복용량은 하루에 10~15잔 정도가 적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일 년 내내 논밭에서 시달리던 몸뚱아리가 더욱 시리고 쑤시기 마련입니다. 예로부터 이러한 관절질환에 가장 애용하였던 나무가 엄나무나 가시오가피였다는 것을 말씀드리며 단일약재로서는 가장 효과가 좋은 약재라 생각되어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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