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농업읽기] 밥의 인문학 ㅣ 정혜경

  • 입력 2015.11.01 12:12
  • 수정 2015.11.01 12:19
  • 기자명 심증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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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소비량이 극감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0년 132kg에서 2014년 65kg로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쌀의 지위는 하염없이 떨어졌다. 가을 추수기를 맞은 농민들 표정이 어둡다. 풍년 농사로 쌀값이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언론에서는 탄수화물이 마치 우리 몸에 독 인양 떠들어 대고 있다.

이래저래 쌀은 처량하고 심란한 처지에 있다. 따라서 농민들의 삶도 편치 못하다.

이러한 때에 식품영양학자 정희경 교수의 밥의 인문학은 밥심으로 일하고 밥값 하면서 살아온 한국의 역사와 한국인의 일생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1998년 충북 청원군 소로리 구석기 유적지에서 오래된 볍씨가 발견되었다. 놀라운 것은 이 볍씨가 세계 최초의 볍씨로 판명 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쌀농사의 기원을 신석기시대 이전으로 추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듯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벼농사를 지었다. 쌀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것이다.

“한국음식 가운데 왕 중 왕은 ‘밥’이다. 한국인은 밥을 먹기 위해 김치나 간장 같은 발효음식을 반찬으로 먹는 것이지, 반찬을 먹으려고 밥을 먹는 게 아니다” 밥의 위상은 확고했다.

그러나 식량증산으로 빈곤을 퇴치했다는 박정희 시대에 역설적으로 우리 민족에게 쌀밥이 갖는 상징성을 파괴하는 공격이 시작됐다. “쌀밥만 먹으면 영양소가 부족하게 되어 신체장애와 뇌일혈, 고혈압, 위궤양, 당뇨병 같은 질병을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했고, 심지어 1975년에 펴낸 초등학교 실과 교사용 지도서에서는 “(중략)산성화를 초래하고 대뇌 변질증을 일으켜 판단력이 흐려지고 지능이 저하될 우려가 높다”는 내용까지 포함시켰다”라며 오늘날까지 유포되고 있는 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근거를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밥에 대한 역사와 그리고 영양학적 분석 그리고 밥의 종류 등 다양한 밥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밥이 아쉽지 않은 시대를 넘어 밥이 천대 받는 시대에 또 다시 밥의 영광을 기대하며 이 가을 밥의 인문학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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