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의원엔 우리동네 의사가 있어요~

농촌협동조합을 찾아서 ③ - 홍성 우리마을의료생협

  • 입력 2015.10.25 16:17
  • 수정 2015.10.25 16:18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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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며 농촌에도 농협 외에도 협동조합들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8월 27일 현재 협동조합 기본법에 의해 설립한 협동조합 수는 7,720개에 이른다. 2013년 3,321개였던 기본법에 따른 협동조합 수는 지난해 6,071개로 182.8%에 달하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은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본지는 농촌지역에서 활동하는 협동조합들의 활동을 취재하며 질적 성장의 내용과 기존 시장질서의 대안으로서 협동조합의 진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 우리마을의료생협은 지난 8월 충남 홍성군 홍동면 금평리 상하중마을 건강관리실을 개조해 우리동네의원을 개원했다.

우리마을의료생협(이사장 채승병)은 지난 5월 9일, 충남 홍성군 홍동면 홍동농협 회의실에 300여명의 마을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창립을 알렸다. 지난달까지 총 조합원 수는 383명. 사업범위가 주로 홍동면에 묶일 수밖에 없는 협동조합인데도 조합원 수가 400명에 달한다. 농촌지역이 그만큼 의료서비스에 목마른 곳이란 반증이다.

우리마을의료생협은 8월엔 홍동면 금평리에 우리동네의원을 개원하고 이를 거점으로 본격적인 의료서비스를 지역에 제공하고 있다. 주치의를 맡은 이훈호 전문의는 “개원할 때까지 출자금을 5,000만원 남짓 모았다. 이 정도 자본으론 의원을 열기 어려웠는데 마을 주민들이 건강관리실을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 문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생협 이사들이 직접 침대를 만들고 동네 목수들이 직접 내부 인테리어를 했다. 그래서 우리만의 개성이 드러난 의원을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리동네의원에선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본적인 진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2㎞ 남짓 떨어진 면사무소 소재지에 보건지소가 있어 이것만으론 차별성을 두기 어렵다.

우리동네의원의 가장 큰 장점은 같은 동네에서 사는 의사가 마을 주민들을 진료하는 의원이란 점에 있다. 실제 이 전문의는 5년 전에 홍동면 보건지소 의사로 첫 인연을 맺은 뒤 아예 창정마을에 터전을 잡고 의료생협 만들기에 앞장서왔다.

건강프로그램 등 소모임 구성도 우리동네의원의 특징 중 하나다. 이 중 허리근력강화 프로그램은 1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주민들이 효과를 체험하자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 전문의는 “다른 의료생협과 달리 조합원들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으로 사업이 결정되기에 주민들이 원하는 부분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다”라며 “다른 농촌지역도 같은 동네에서 활동할 의사만 구할 수 있다면 빈공간을 활용해 충분히 시작해 볼 수 있다”고 추천했다.

채승병 이사장은 “가능하다면 앞으로 요양보호시설 혹은 치매노인 보호시설 사업까지 맡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일선에서 뛰는 분들을 뒤에서 열심히 후원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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