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적 소외 받는 쪽파 … “생산안정제·재해보험에 포함시켜야”

가격 폭락에 산지 밭떼기 끊겼지만 정부 대책 기대 못해

  • 입력 2015.10.25 10:55
  • 수정 2015.10.25 11:41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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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쪽파 가격이 하락하면서 산지 포전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농민들이 시름하고 있다. 더구나 쪽파는 주요 채소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정부의 대책을 기대할 수도 없는 막막한 상황이다. 이에 쪽파도 생산안정제와 재해보험 대상품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가락시장 쪽파 1kg 상품 도매가는 2,000원으로, 지난해 3,450원, 평년 2,767원에 비해 각각 42%, 28% 하락했다.

쪽파 주산지인 전남 보성군 회천면 천포리에서 쪽파 농사를 짓는 하정수(59)씨는 “이미 밭떼기 계약이 모두 완료됐어야 하는데 시장 시세가 없어 상인들이 손을 안 댄다. 아직 한 평도 거래하지 못했다”며 “보성군 쪽파 면적의 90% 이상이 밭떼기로 이뤄진다. 산지유통인의 발길이 끊기면 판로가 막혀버리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변상철(60)씨도 “쪽파 2kg 산지가격은 상품성이 좋으면 1,700~800원, 좋지 않으면 600~700원이다”며 “쪽파 생산비는 평당 4,200~500원이고, 인건비와 운송비까지 더하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막막해했다.

득량면 해평리에서 쪽파 농사를 짓는 정철수(62)씨는 “파종 시기는 예년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 고온 현상 때문에 쪽파가 웃자라버렸다”며 “약 20일 후 본격적으로 김장철이 시작되지만, 이미 쪽파는 망가진 후일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그는 “쪽파는 최저가 보장도 안 되고, 생산안정제에도 포함돼 있지도 않다”며 쪽파가 정책적으로 소외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쪽파는 주요채소 품목에 불포함돼 있다. 최저가격보장제도는 배추·무·고추·마늘·양파·대파·당근에 한해 시행되며 올해부터 시작된 생산안정제 사업 대상 품목은 배추·무·고추·마늘·양파뿐이다. 때문에 쪽파 등의 채소는 가격이 폭락해도 정부 수매비축 등의 대책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보성·장흥 농민들은 생산안정제와 농작물재해보험에 쪽파를 포함시켜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약 3,000여명의 쪽파 재배 농민이 서명한 대책마련 촉구 서명서를 농식품부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도 “쪽파는 농작물재해보험 및 수급조절 대상 품목에 포함되지 않아, 생산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농식품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농식품부는 올해 말부터 2016년까지 쪽파 단위 면적당 보험료율 및 보상체계 산정을 위한 준비를 거치고, 대상지역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작물재해보험 실시 이전에 발생한 재해 및 가격폭락에 대해, 수급조절에 관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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