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국정감사] ‘가공식품 수출 치중·농산물 수급조절’ 올해도 도마 위로

춘란경매제도 특혜성 경매 의혹·알리바바 티몰 입점 대기업 위주 질타도

  • 입력 2015.09.18 11:50
  • 수정 2015.09.18 13:17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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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2015년 aT 국정감사

▲ 김재수 aT 사장이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준비한 ‘밥쌀용 쌀 입찰 최저가 산정 차이’자료를 모니터를 통해 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신선농산물보다 가공식품 수출 치중, aT 본분 어디로

aT가 신선농산물 수출보다 당장 실적이 나는 가공식품 수출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월 집계된 농림수산식품분야 수출액은 39억8,800만원이다. 이 중 신선식품 수출액은 15.5%에 해당하는 6억1,900만 달러에 불과한 반면, 가공식품 수출액은 33억6,900만 달러에 달한다. 물량으로 따져도 가공식품 수출물량은 213만9,000톤으로 전체 235만5,000톤의 90.8%를 차지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은 “가공식품의 원료는 대부분 수입산이기 때문에, 가공식품 수출이 국내 농수산물의 직접적인 수출이라 보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가공식품 수출 실적을 농어업분야 무역수지로 간주하는데 무리가 있다. 국내 농수산물의 수출 경쟁력을 위한 지원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도 “FTA로 농업계가 고통을 겪고 있을 때 농어민을 위해 설립된 aT가 본분을 망각하고, 실적이 금방 눈에 띄는 대기업과 가공식품 수출에만 매달려왔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홍 의원은 이어 “가공식품보다는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실질적으로 국내 농산물을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유통공사 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aT는 국내 농식품 수출 활성화를 위해 2013년부터 매년 100억 이상의 정부 예산을 들여 K-Foo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T는 이로 인해 국내 한식, 외식기업의 해외진출이 증가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실상은 해외진출 3,726개 매장 중 한식업체의 진출은 48개에 불과하고,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빵집, 커피전문점, 햄버거, 치킨프랜차이즈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농식품 수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홍보비를 지원하는 ‘농식품수출 개별브랜드 지원 사업’을 통해 aT는 3년 동안 32개 대기업에게 40억원을 지원했다. 지원받은 대기업도 물론 수입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가공식품을 주로 판매한다.

춘란경매제도, 소수를 위한 특혜성 경매?

aT화훼공판장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춘란경매제도가 소수를 위한 특혜성 경매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이 aT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aT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총 12회의 춘란경매를 통해 총 거래금액 34억4,800만원, 총 물량 538분 등의 실적을 올렸다.

그런데 출하자 5명이 전체 춘란 출하물량의 30%인 160분을 팔아 총 거래금액의 38%인 13억1,875만원을 벌어들였으며, 중도매인 457명 중 3명이 13억 3,370만원어치를 구매했다. 즉, 전체 춘란경매시장을 소수의 몇 명이 좌지우지 하고 있는 셈이다.

또 김 의원은 “춘란경매 수수료는 1.5~7%까지 5단계로 구분해 부과되는데, 100만원 이하일 경우에는 7%, 5,00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1.5%에 불과하다”며 춘란경매가 고가경매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산 화훼 산업 위축과 수입절화 증가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국내로 수입되는 화훼류는 2010년 1만1,953톤에서 2014년 1만2,565톤으로 꾸준히 증가해온 반면, 같은 기간 수출된 화훼류는 1만2,550톤에서 5,298톤으로 절반이상 줄어들었다”며 “수입산의 품목 다양화·저가 물량공세로 국내산 화훼 산업은 지난 5년간 크게 위축됐다. 엔저 현상, 중국의 사치품 규제 정책으로 수출도 급감했다”고 국내산 화훼 산업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알리바바 티몰 한국관, 대기업 배만 불려

올해 5월 18일 개장한 중국 알리바바 티몰(T-mall) 한국관이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은 “aT는 티몰 입점브랜드 중 97%가 중소기업 브랜드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농수산식품 입점브랜드 총 146개를 살펴본 결과, 국민이 체감하는 중소기업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의 자료에 의하면 남양유업, 이마트, 해태 등도 중소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한국 티몰에 기업이 입점하는데 사전 허가만 6개월이 걸리고, 입점 수수료는 우리 돈으로 약 3,000만원, 연간 이용료는 500~1,000만원이 소요되는 등 중소기업이 진입하기에는 장벽이 높은 실정이다.
이에 윤 의원은 aT에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중소·중견 기업들의 티몰에 입점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올해도’ 유명무실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농산물 가격 폭등락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는 올해도 역시나 질타를 받았다.

무소속 유승우 의원은 “최근 5년간 주요 품목의 연간 도매가격 최고가와 최저가의 편차가 매우 컸다. 농산물 가격의 폭등락을 막기 위해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으나 유명무실한 실정이다”며 위원회의 실태를 지적했다.

유 의원에 의하면 5년 동안 주요 품목 평균차는 배추 7,016원, 무 1만1,297원, 건고추 3,176원, 마늘 1,383원, 양파 732원 등으로 2~6배 수준의 등락폭을 보이고 있다. 유 의원은 특히 올해 무 도매가격은 1월 7,278원에서 7월 1만6,832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으나, 위원회는 관련된 심의를 6월에서야 가졌다고 꼬집었다.

최근 5개년 무역적자 1,152억원, 김치 종주국 맞나

흔들리고 있는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윤명희 의원은 최근 5년간 김치 무역적자가 1,000억원을 뛰어넘었다며 김치 수출 시장 다변화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윤 의원의 자료에 의하면, aT는 김치 수출 사업에 매년 3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김치 수출은 지속적으로 감소, 최근 5년간 1,152억원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선도조직의 수출 비중은 2013년 22%에서 2014년 16%로 급감했고, 휘모리 사업 실적도 최근 4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또 전체 김치 수출액에서 일본 비중이 67%에 이르는 등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윤 의원은 aT에 “김치 유통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시설투자와 수출 다변화 대책을 통해 수출 신흥국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분발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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