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유통공사, 규정 어겨가며 수입쌀 저가 방출

“쌀 저가 판매가 국내 쌀값 하락 부채질” 신정훈 의원 질타에 김재수 사장 ‘진땀’

  • 입력 2015.09.18 11:46
  • 수정 2015.09.18 13:19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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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5일 전남 나주시 한국농어촌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수입쌀 저가 유통이 수확기 쌀값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아니냐”며 김재수 사장을 추궁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재수, aT)가 규정을 어겨가며 밥쌀용 수입쌀을 저가 판매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5일 나주 한국농어촌공사 사옥에서 진행된 aT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신정훈 의원은 밥쌀용 쌀 수입으로 인해 국내 쌀값이 악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aT의 수입쌀 저가 판매가 국내 쌀값 하락을 부채질해왔다고 폭로했다.

신 의원은 국감장에서 aT와 대한양곡유통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한 ‘수입밥쌀용 쌀 공매가격’ 자료를 제시하면서, aT가 2014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산 1등급, 중국산 1등급 밥쌀 입찰 최저가를 각각 1,790원에서 1,350원, 1,596원에서 1,220원으로 낮춰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매 입찰 최저가를 낮춰 판매하는 것은 국가계약법시행령과 정부비축사업관리규정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신 의원은 “해당 법령에서는 판매가를 시중 도매가격의 70% 이상으로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aT는 미국산을 제외한 중국산과 태국산 수입쌀에 대해 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중국산 수입쌀 판매 단가는 시중 가격의 61~67% 수준으로, 단 한차례만 규정이 지켜졌을 뿐이다. 심지어 태국산은 45%에 불과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일례로, 2015년 1월 23일자로 aT가 제시한 중국산 밥쌀 1등급 최저가는 kg당 1,217원이었다. 그러나 정부규정을 따르면 당시 시중 도매가는 kg당 2,000원이므로 최저가는 1,400원이 돼야 한다.

▲ 전남 지역 농민들이 aT 국감에 앞서, 국감이 열린 한국농어촌공사 본사 앞에서 선전전을 벌였다. 한승호 기자

이날 국감에 앞서 전농 광주전남연맹, 나주시농민회, 전여농 전남도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 전남도본부 등 전남 농민 20여명은 농어촌공사 본사 앞에서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펼쳤다. 이들은 국회의원 및 국감 관계자가 들어오는 길목에서 현수막을 펼쳐들고 약 1시간가량 선전전을 이어갔다.

이에 신 의원은 김재수 aT 사장에게 “국감장 앞 농민들의 아우성을 들으셨나. 국내 재고량이 많아 쌀값이 하락하고 있는데, 어떻게 추가로 쌀을 수입할 수 있냐는 농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질타했다.

또 “일주일에 두 번, 한 달에 여섯 번 수입쌀을 방출하고 있는데, 국내 쌀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는 신 의원의 질문에 김 사장은 “수확기 쌀값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한편 aT는 같은 날 해명자료를 발표, “정부비축사업관리규정은 판매가를 시중 도매가격의 7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규정은 고추·마늘·양파·콩·팥 등 정부비축사업 대상품목이 적용대상이며, 수입쌀은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규정위반이라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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