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텃밭이 도시에 안겨주는 선물

농산물 수확 즐거움부터 환경개선 역할까지

  • 입력 2015.08.09 16:1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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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도시농업은 잠겨있는 건물옥상의 빗장을 열어 시민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옥상텃밭은 여름철 열섬현상 억제 등에도 도움이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평화로운아파트는 지난 2013년부터 하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전시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옥상텃밭 지원사업을 진행해 학교, 보육시설, 공동주택 등 총 133개소(면적 1만6,88㎡)에 텃밭을 조성했다. 대전시는 4월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광역시 중 최초로 제정했으며 2013년 시의회 건물 옥상에 옥상텃밭(마루텃밭)을 만드는 등 도시농업 확산에 앞장섰다. 박주홍 대전시 농업유통과 주무관은 “마루텃밭에선 시청과 시의회 공무원들이 모인 동호회가 상추와 열무 등을 재배해 1년에 2~3회 푸드뱅크에 기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전시는 시민 대다수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점에 착안해 아파트 공동체텃밭(하늘농장)을 만들어 유지하는데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엔 4개 아파트단지에 하늘농장을 만들고 관내 농촌체험마을들과 자매결연 업무협약을 맺게 하는 등 도농교류까지 시도했다.

대덕구 오정동 평화로운아파트는 2013년 옥상에 하늘농장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일 이 곳 텃밭에서 만난 박순신(63)씨는 “가지는 1주일에 10개는 따는 것 같다. 서울에 사는 아들이 고추를 따서 보내면 좋아한다”며 “농촌에 사는 친척에게 황토흙을 받아 깔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매실액이나 사과액을 뿌려 벌레를 막으며 꾸준히 관심을 갖고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석 평화로운아파트 관리소장은 “경찰은 옥상이 청소년 우범지역이라며 개방을 꺼렸는데 주민 대표들이 동의해 사업공모에 응했다”며 “최상층 가구들은 여름엔 덜 덥고 겨울엔 덜 추운 효과가 있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농촌진흥청은 옥상텃밭이 도시 열섬현상을 줄이고 최상층 냉난방비 절약,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억제, 대기정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정명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연구원은 “식물에서 나오는 미세한 수분 알갱이가 태양광을 차단하며 연평균 2도 정도 기온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며 “여름철엔 옥상텃밭이 있는 옥상은 기존 옥상보다 20도 가량 온도가 내려간다. 또, 겨울엔 콘크리트를 덮은 토양이 보온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옥상텃밭 수요가 늘어나며 기술 발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전의 ㈜리빙애그로는 ‘도시락 텃밭-생체 모방형 고효율 Stem 관수 공법’을 개발해 수분 손실을 막고 기기의 내구성을 강화했다. 박병오 리빙애그로 팀장은 “물을 표면에 뿌리는 방식보다 20%만 들어가도 된다. 토양 밑에 설치한 심지로 나온 물이 삼투압 현상을 통해 뿌리까지 공급되며 흙 안에 있어 파손위험도 낮아졌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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