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 생활 속 농사 뿌리내리며 공동체사업 기여

“텃밭농사 지으니 채소 많이 먹게 됐다” … 농산물 소비확대 기대

  • 입력 2015.08.09 16:14
  • 수정 2015.12.02 10:0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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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도시텃밭이 도시민들의 생활 속에 ‘농사짓기’를 뿌리내리고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방자치단체의 도시농업 육성 정책이 맞물리며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방법으로도 도시농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대전시는 도시농업 분야에서 주목받는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로 현재 5만여 명의 시민들이 도시농업에 참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대전시의 도시텃밭 수는 2만 1,847개소로 서울(1만 6,628개소)보다 많다. 대전시는 도시농업 참여 기회를 더 확대하고자 올해 도시민 텃밭상자 지원사업으로 2,500개의 소형 텃밭상자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흥시는 주민들과 지자체의 공동 노력으로 상자텃밭 만들기가 붐을 일으키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정왕동에선 빈터를 활용한 상자텃밭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 도시텃밭이 지역민을 공동체의 장으로 이끌어내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 시흥시 신천동 도시텃밭에서 주민들이 쉼터를 이용하거나 작물을 수확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또, 시흥시는 주택가 인근 공터에 도시텃밭을 만들어 시민들과 지역공동체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신천동 도시텃밭에서 만난 박성남(75)씨는 “집에서 걸어서 3분이면 텃밭에 올 수 있어 참 좋다”며 “농작물이 하루하루가 상태가 다르다. 며칠 안 오면 풀이 자라 아침저녁마다 나온다”고 반겼다.

작은자리종합사회복지관이 분양받은 텃밭엔 비에 흙이 쓸려가지 않도록 틀밭을 만들어 놓았다. 이 텃밭 관리를 맡으며 텃밭 강사로 활동하는 홍순덕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외협력본부장은 “작물 관리와 함께 텃밭 기술 교육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왕동 호수공원 일대에 조성한 도시농업공원은 시흥시 생명농업기술센터가 관리를 맡아 110여개 품목의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이 공원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시내 지역아동센터들과 푸드뱅크 사업소로 공급된다. 김영훈 시흥시 도시환경농업팀 주무관은 “공원에 각종 체험장이 있어 귀농귀촌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 시니어클럽에 인력 지원을 받아 농사를 짓기에 어르신들에게 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또, 매년 모내기 및 벼수확 체험을 시민들 참여로 여는 등 각종 공동체사업의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주무관은 “마을공동체 사업을 할 때도 도시농업을 주제로 하면 호응이 높다. 시흥시는 그린벨트구역도 많고 평균연령 39세의 젊은 도시라 여러모로 유리하다”면서 “가정 내 아이들부터 채소를 안 먹는 식습관이 문제인데 도시농업을 통해 얻은 농산물로 바꿀 수 있다. 그러면 농산물 소비도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고 기대효과를 부연했다.

서울시에선 강동구가 11곳의 도시텃밭을 조성하는 등 도시농업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이 중 가래여울텃밭은 면적이 1만356㎡로 가장 넓다. 김기원 가래여울텃밭관리장은 “온라인으로 분양 모집을 하면 10~20분 사이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우수텃밭엔 우선분양권과 시금치, 마늘 등 겨울작물도 재배할 수 있게 한다. 우수텃밭은 작물다양성, 병충해 관리상태 등을 심사해 지정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농사를 지어야 해 지정한 친환경약재와 비료를 지급한다. 비닐멀칭, 넝쿨작물, 화학비료는 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상일동 공동체텃밭은 무료로 땅을 분양하는 대신 생산한 농산물의 70% 가량을 기부해야 한다. 기부한 농산물은 푸드뱅크 사업에 보급되거나 강동구 싱싱드림 로컬푸드 매장에서 판매해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쓰인다. 이 곳에서 텃밭을 분양받아 고추, 가지 등을 심은 김정순(64)씨는 “밭을 무료로 받았는데 기부로 보답해야 하지 않겠냐”며 “1주일에 2번 가량 오는데 재밌고 신기하다. 채소도 많이 먹게 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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