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바닥 치솟은 부실철도공사 중단 촉구

익산 농민들, 추가피해 우려 … 교량화 변경 요구 집회 열어

  • 입력 2015.07.18 09:43
  • 수정 2015.07.19 22:45
  • 기자명 박선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해 11월 성토가 무너져 땅이 융기한 부분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피해 논의 농민들은 올해 모내기도 못했으며 피해보상도 받지 못했다.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

철도 부실공사로 논이 솟아올라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익산-대야간 복선전철화 사업의 부실공사 해결과 교각 설치를 요구했다.

부실철도공사 오산면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15일 전북 익산시 오산면 원오산 마을 입구에서 농지 피해 농민과 지역주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오산면 부실철도공사 교량변경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주민 의사를 무시하는 철도건설을 중단하고, 당장 성토구간을 교각으로 설계 변경하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익산-대야간 복선전철화 사업 중 익산시 오산면 구간에서 8m 정도 쌓아놓은 철로길 성토가 공사 중 무너져 내리는 일이 발생했다.

오산면 원오산 마을 근처 600m 구간에서 성토가 공사 중 압력을 이기지 못해 주변 논으로 밀려나면서 농지 약 5,000평의 땅이 솟아오르고 기울어지면서 모내기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에 농민들은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부실철도공사 오산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그간 “오산면 일대는 개펄로 이뤄진 연약한 지반이기 때문에 철로로써 성토는 적합하지 않다. 철로가 교각으로 건설돼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농지 피해를 입은 오산면 서산마을의 이승표(43)씨는 “갑자기 농지가 솟아올라 심어 놨던 보리 수확도 못하고 올해 모내기도 못했다”며 피해 상황을 전했다.

이어 “융기된 농지로 인해서 고인 물이 안 빠지는데다 잡초들이 밀려들어와 제초도 힘들다. 또 포크레인으로 땅을 밀어버린다는데 이후 논 다지는 기간이 최소 3년은 될 것”이라며 당분간 농사를 짓기 어려울 것임을 밝혔다.

특히 이씨는 농지를 임대로 빌려 농사 짓는 상황이라 모를 못 심어도 임대료는 납부해야 한다. 모내기를 못해 소득은 줄어드는 데 지출은 그대로여서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이런 피해 속에서도 피해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은 없는 실정이다.

조망권도 문제다. 김상범 부실철도공사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오산면 일대는 산 하나 없는 평야라 탁 트인 곳이다. 그런 곳에 철도공사를 하면서 성토를 하니 철로가 38선 마냥 동네를 가로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산면 주민 모두가 피해자인 셈이다. 김 국장은 주민들의 조망권을 방해하는 성토작업을 중단하고 교각 설치로 즉각 변경할 것을 주장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측은 지난 2월 주민공청회를 개최해 “한국지반공학회의 연약지반 밀림 발생구간 지반조사 결과 밀림 발생구간이 타 구간보다 연약지반이 깊이 분포해 지반강도를 설계에 잘못 반영했다”며 “제대로 측정한 결과 GCP(쇄석다짐말뚝)라는 안전한 공법으로 바꿔 성토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계획대로 공사를 시행할 것을 밝혔다.

그러나 GCP공법 역시 연약지반 내 쇄석말뚝을 형성하는 방법이어서 주민들의 농지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책위는 이날 집회를 열고 연약지반에 대한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공사가 재추진되는 것을 규탄했다. 또 사전 지질조사 및 지반조사·설계 반영·연약지반처리 등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성토가 아닌 교각으로 설계를 변경해서 건설할 것을 주장했다. 공법을 바꾼다고 해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진행되는 모든 공사 재개에 대해 주민들(대책위)과 논의하고 협의해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대책위는 집회가 끝난 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의문을 시공 업체와 시·도의원에 전달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