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활이 사라졌다 …일손 부족·인건비 부담 가중

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전국 농활 취소·연기

  • 입력 2015.07.10 09:57
  • 수정 2015.07.12 19:45
  • 기자명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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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초 충남 아산시 배방읍으로 봄농활을 온 경희대학교 이과대 학생들이 가지를 재배하는 농가의 일손을 돕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농활이 활발한 시기지만 지난달 전국을 덮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농활이 무기한 미뤄졌다. 매년 찾아오는 손길이 끊기는 바람에 농민들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한국대학생연합은 농학연대의 일환으로 매년 여름방학마다 농활을 추진해오면서 농촌에 일손을 보태왔다. 그러나 올해는 메르스 여파로 집단 이동이 제한되면서 농활의 진행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문제는 농활이 시작되는 6월 말에는 노지 재배 작물 수확과 후작을 위한 농지 정리, 논 제초작업 등으로 작업량이 늘어 일손이 많이 필요한 시기란 것이다.

오이, 호박, 감자 등 노지재배가 주를 이루는 강원도 화천군은 7월 수확이 한창이라 일손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화천 역시 농활이 연기돼 8월 말경 농활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지만, 바쁜 수확기를 놓치면 실질적으로 농가에는 보탬이 되지 못해 올해는 농활을 취소할지 고민이다.

주로 수도작을 하는 전북 익산시는 전북도에서 농활을 가장 많이 가는 지역이다. 그간 논 제초작업 등 단순 작업에 농활은 큰 도움이 돼왔다. 올해도 연세대 학생 300여명이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오는 20일로 농활이 연기됐다.

김대중(47) 익산시농민회 사무국장은 “6월 말에 오면 논에 피사리도 해야 하고 고추 지주도 세우고 여러 가지 일이 많은데, 이 시기가 지나면 논엔 할 일이 별로 없다. 학생들이 바쁠 때 찾아와서 도와주면 수월한데 올해는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농가도 있다. 대표적 수박 주산지인 충북 진천군은 이맘때쯤 수박 전작 수확과 후작을 위한 하우스 정리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매년 농활대 150여명이 찾아와 도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농활이 취소돼 일손 충당이 시급하다. 농활로 부족한 일손은 용역을 사서 채우는 수밖에 없어 인건비가 가장 큰 고민이다.

하우스 수박 32동을 재배하는 반상옥(43)씨는 “6월에 수박을 수확하고 하우스 정리를 해야 후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 시기가 후작 준비로 가장 바쁜데 농활이 취소돼 일손을 구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용역을 사는데 2~4명씩 3일을 쓰면 인건비로 몇십만원이 나가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농활대가 들어오면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농산물도 많이 소비해 모처럼 지역에 활기가 도는데, 그런 게 끊겨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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