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양파 대흉작 속 지역농협 수매가 ‘제각각’

재배농민 “양파 1망당 1만2,000원은 해야”

  • 입력 2015.06.14 13:36
  • 수정 2015.06.14 21:19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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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 지난 9일 임채점 무안군농민회 사무국장이 무안군 몽탄면 한 양파밭에서 건조 중인 양파를 보여주며 “이상기후로 작은 양파들만 나오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양파산성’ 홍역을 치른 전남 무안군 양파농가들이 올해는 대흉작을 맞아 애를 태우고 있다. 관내 지역농협 양파 수매가도 대부분 농민들의 요구와 달리 제각각 형성돼 이들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무안군농민회(회장 정상철)는 최근 양파값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금년 봄 이상 기후로 양파 생산량은 평년에 비해 30% 이상 급감할 것이다. 금년 역시 생산비 보전이 요원한 상태에 빠졌다”면서 “수확량이 급감한 상황을 반영해 양파 수매값은 20㎏ 1망당 최소 1만2,000원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통 양파농사는 3.3㎡(1평)당 생산비는 8~9,000원이 들며 20㎏ 1망을 생산하는 걸로 계산한다. 즉, 수확량이 30% 감소했다면 1망당 생산비는 1만2,000원 이상이 나온다. 임채점 무안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인건비도 하루 8~9만원인데 내일 비가 내린다고 하면 10만원으로 오른다”며 “1만 2,000원을 받아도 남는 게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임 사무국장은 “양파는 기온이 26도 이상이면 성장을 멈추는데 5월초 높은 기온의 날씨가 이어져 수확한 양파들의 크기가 작다. 노균병도 심해 수확량 감소가 예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파 정식 뒤, 지역농협과 재배 계약을 맺는데 수확기가 되면 다시 가격협의를 한다. 농민들은 1만2,000원을 요구하는데 대다수 지역농협들은 판매사업을 마친 뒤 환원을 하는 쪽으로 가려 한다”고 지역 사정을 전했다.

무안군 관내 A농협 조합장은 “작황이 고르지 않은 편이라 계약한 양파규격대로 품위가 나오지 않는 물량이 많아 수매량도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상인들은 1망당 1만원에서 1만 1,000원 선에 양파를 사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태오 농협 무안군지부 농정지원단장은 “지난해엔 관내 조합이 함께 수매가를 결정했는데 담합이란 비판이 있어 올해는 각 조합 이사회에서 가격을 결정한다. 다만 필요한 경우엔 시군협의회에서 협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각 지역농협 이사들도 농민인만큼 농민들의 의견도 반영할 수 있다, 조합별로 살펴보면 1망당 9,000원으로 정한 뒤 사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정한 곳도 있고 1만원이 넘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백용 무안군양파생산자협의회장은 “각 지역농협 이사들이 공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지역농협들은 7월에 양파를 팔아 환원하겠다는데 농민들은 못 믿겠단 입장이다”고 반박했다. 홍 회장은 “전남서남부채소농협은 1망당 1만2,000원으로 정당한 시세를 냈지만 각 농협들마다 수매가가 다르니 양파농가들이 난리가 났다”며 “입고를 하지 않고 수매거부운동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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