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민을 위한 근본적 가뭄대책 세워야

  • 입력 2015.06.12 17:5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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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가뭄으로 논바닥마저 갈라져가고 있다. 정식을 마친 고랭지 배추는 말라죽어가고 있다. 옥수수는 수확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고, 열흘 후에 수확해야 하는 감자는 알이 크질 않아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두 달여 계속된 가뭄으로 밭작물 피해가 나날이 확산되고 있다. 농민들은 농경지 주변의 도랑의 물이라도 퍼서 농작물에 뿌리고 있다. 심지어 1톤 차에 물통을 싣고 물을 퍼 나르고 있는 지경이다.

봄철 가뭄은 농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봄부터 이렇게 극심한 가뭄을 겪게 되면 소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생산비는 급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메르스’로 인한 경기 침체, 농산물 소비둔화로 인한 농산물 가격하락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 농민들의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가뭄대책은 20년 전이나 지금이 다름이 없다. 근본적 대책 없이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는 것을 보면 정부도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부의 대책이라는 것을 보면 관정을 파고, 스프링클러와 양수기 지원, 물차 운영 정도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가뭄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동필 장관이 지난 10일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릉의 안반덕 가뭄현장을 방문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가뭄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가뭄으로 인한 수급대책이 주를 이뤘다. 이게 오늘 우리 농정의 현주소다. 정부의 가뭄대책은 농민들을 위한 대책이 아니라 농산물 수급을 어떻게 하면 차질 없이 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 생산 감소로 가격 폭등을 대비해서 비축을 하고 수요가 부족하면 수입을 해서 해결하겠다는 것이 안반덕에서 논의된 가뭄대책의 핵심이다.

지금 시급한 것은 말라죽어가는 배추 포기마다 물을 주고 있는 농민들을 도울 긴급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더불어 근본적 대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자연재해는 일시적 현상으로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해결이 된다. 그러다 보니 당장은 너도나도 가뭄 해결을 이야기하지만 비가 오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그라지고 만다. 실로 21세기의 천수답농정이 아니고 무엇인가. 한심한 노릇이다. 그러니 매년 농민들만 골탕을 먹는 것이다. 늦었지만 이번 기회에 가뭄 예방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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