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안면신경마비

  • 입력 2015.03.29 10:34
  • 수정 2015.03.29 10:35
  • 기자명 김석 생명마루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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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 생명마루한의원 원장

얼마 전 눈꺼풀이 떨려서 본인이 구안와사가 왔다고 걱정하시는 환자분을 치료한 적이 있다. 눈꺼풀 떨림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떨리는 것이 대부분 심각한 질환이 아닌 경우가 많고, 특히 구안와사와는 다르다고 설명해드렸다.

흔히 알려진 구안와사는 한의학 용어로서 안면신경마비와 비슷한 질환이다. 한의학 용어로 편사, 와사풍 등으로도 불리기 때문에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면 중풍이 온다고 오해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안면신경마비가 중풍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안면신경마비는 그 발병의 부위에 따라서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분류한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종양이나 뇌혈관질환 등 뇌 안쪽의 이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마 쪽의 근육 마비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한쪽 이마의 주름이 사라지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와 다르게 양쪽의 이마 주름을 모두 잡을 수 있다. 뇌 안쪽의 병변을 동반하기 때문에 얼굴의 이상 뿐 아니라 몸 한쪽의 운동마비나 감각 이상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중풍으로 인한 안면의 둔마감이 이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지만, 실제로 발병 빈도가 높지는 않다. 만약 얼굴근육이 마비되었는데 이마 주름이 양쪽 다 잡히거나, 몸 한쪽의 이상, 언어 둔마감 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에는 빨리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좀 더 흔한데, 뇌신경에서 분지되는 안면신경이 마비되어 발생한다. 마비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미각, 청각의 이상까지 동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서는 마비된 쪽의 이마의 주름이 사라지고 입이 쳐지면서 눈을 감을 수 없으며, 마비되지 않은 쪽으로 얼굴이 당겨져 있는 모양이 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도 원인에 따라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벨 마비와 대상포진 바이러스로 인한 람지-헌트 증후군으로 나눌 수 있다. 람지-헌트증후군은 귀 쪽의 수포와 통증을 유발하면서 안면신경마비를 동반하게 되는데, 벨 마비에 비해 좀 더 증상이 심한 편이고 예후가 좀 더 좋지 않다.

안면신경마비는 대부분 스트레스나 과로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에서 급격하게 나타난다. 환자들 대부분이 무리하거나 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질병에 노출되게 되므로 예방이 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별히 노인에게 잘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 전 연령층에 걸쳐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료는 침 치료와 한약치료로 좋아진다.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2개월 이내에 질병 이전 상태로 회복되지만 약 10%정도에서는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특이한 것은 안면신경마비의 초반에는 치료를 받아도 악화될 수 있는 점이다. 안면신경 마비는 전구기-마비기-악화기-평행기-회복기의 단계를 거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반의 치료가 효과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초반부터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만 질환의 심한 진행을 막을 수 있고 후유증 없는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가 어혈로 발생하기 때문에 어혈을 풀기 위해 지네나 거머리 등을 집에서 달여 먹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독성이 있는 약재들을 수치하지 않고 먹을 경우 치료 효과를 낼 수 없고 부작용으로 인해 좀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의 한의학적 원인과 치료는 다양하므로 반드시 한의사와 상담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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