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식품 수출 급성장” … 정작 신선농산물은 ‘감소’

지난해 수출액 61억9,000만 달러 … 대부분 가공식품

  • 입력 2015.01.30 16:28
  • 수정 2015.02.03 22:02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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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FTA가 타결되는 가운데 국내 농축산물 수출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신선농산물 수출은 2013년 대비 4.9%나 감소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이 2013년 대비 8.1% 증가한 61억9,000만 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는 국가 전체 수출증가율 2.4%를 상회하는 성과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과는 원재료의 대부분이 수입농산물인 가공식품 수출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며, 신선농산물 수출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가공식품 수출액은 2013년 대비 11.4% 증가한 50억6,36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선농산물은 4.9% 감소한 11억2,280만 달러에 그쳤다. 품목별 수출 순위에서도 신선농산물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나마 인삼이 1억8,390만 달러를 달성, 1억 달러를 넘은 유일한 신선농산물로 ‘면치레’를 했다.

농식품부는 신선농산물 수출액 감소의 원인으로 엔저, 러시아의 EU 농산물 금수, 각 국의 검역·위생·비관세장벽 강화 등을 들었다.

특히 엔저 현상의 장기화는 수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국 중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일본이기 때문. 지난해 신선농산물 일본 수출 비중은 24.6%였다.

화훼류와 파프리카 등 일본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 물량은 2013년과 비교해 많게는 36%까지, 수출액은 48%까지 줄어들어 국내 생산농가의 소득 또한 위태로운 상황이다.

FTA 위기를 기회로? 검역협상 쉽지 않아

농식품부는 지난해 12건의 수출품목 검역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가금육, 필리핀과 파프리카, 미국과 삼계탕, 멕시코와 배, 호주와 포도, 칠레와 버섯 등이다. 새로운 수출 활로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이런 시도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많은 품목들이 까다로운 검역 기준에 가로막혀있어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김치의 경우, 검역에 막혀 중국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중국 측이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의 기준에 맞춰 ‘100g 당 대장균 30마리’라는 기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김치에는 많은 유산균이 포함돼 있지만, 중국에서 유산균은 대장균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수출이 불가능한 것. 정부는 국산 김치 수출을 위해 중국 측과 협상 중에 있지만 언제 타결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흰우유의 경우에도 이제야 겨우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흰우유는 2013년 5월부터 중국과 살균 공법 차이로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 그러다 최근에서야 중국 실사단이 국내로 파견되면서 수출 재개 조짐이 보이고 있다. 만약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국산 흰우유는 다시 중국으로 수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에서는 한-중 FTA 타결과 더불어 ‘중국 단기·중기 스타수출품목’으로 생우유, 채소종자, 버섯류, 인삼제품, 김치, 쇠고기, 딸기, 토마토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처럼 나라별, 품목별 검역 기준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그리는 ‘장밋빛 미래’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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