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자구 노력에도 불구, 월동채소 약세 지속

  • 입력 2015.01.25 10:21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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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채소 가격 폭락을 우려한 제주도 농민들의 자체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배추, 당근 등 대표적인 제주 월동채소 가격이 여전히 약세다.

제주도 구좌읍에서 당근을 재배하는 고광덕씨는 “비상품을 지속적으로 폐기하고 있지만 가격반등 효과는 미미하다”며 “최근 가락시장 당근 경락가가 20kg에 1만~1만4,000원이고 농가 수취가는 1만원 전후다. 여기서 운송비, 수수료 등 유통비를 제외하면 평당 수취가는 2,000~2,500원 꼴인데, 임대료를 포함한 순수 생산·관리비는 평당 5,000원이다”고 한숨지었다. 이어 그는 “출하하는 것 보다 폐기하는 것이 더 나은 상황이 돼 버리니 농식품부가 추진중인 당근 시장격리 신청물량이 초과될 정도다”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1~2월 중으로 당근 예상 생산량의 17%인 1만1,500톤을 시장에서 격리할 예정이다.

한림읍에서 양배추 농사를 짓는 김창준씨는 “양배추 큰 것이 한 망에 3,500~4,000원, 그 아래가 3,000~3,500원, 나머지 하품은 2,000원대에 머물고 있다”며 “2월이 되면 만생종 출하가 시작되는데 다시 가격 파동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농가가 상인들과 밭떼기 거래를 거의 마무리 지었다는 점이다. 김씨는 “밭떼기는 평당 3,000~3,500원 선에서 거의 이뤄졌다. 본전 수준이지만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던 때와 비교하면 그래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라며 쓰게 웃었다.

제주도 양배추 폐기 면적은 75만평으로, 폐기된 곳 대부분에 보리가 새로 심겨졌다. 농협은 보리 50만평을 계약재배 해 5월 경 수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 올해 제주도 농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수매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을 비롯한 농민단체는 다음달 9일 열리는 도의회 정례회에서 추경예산을 올릴 것을 요구하고, 이를 도정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경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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