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월동채소의 60~70%를 생산하는 제주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는 12월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들지만,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2차 가격 폭락 파동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월동작물은 무, 당근, 양배추.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농가 경제는 점차 악화됐다. 여기에 올해는 종자 문제로 인한 백무 현상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당근도 마찬가지다. 원래 밭떼기거래가 산지 물량의 30~40%에 이르지만 올해는 조기에 수확되는 일부 당근만 평당 6,000원에 거래됐을 뿐, 거래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양배추는 평소 평당 5,000~6,000원에 밭떼기거래가 이뤄졌다. 물량도 전체 생산량의 60%나 됐지만 지금은 10%에도 못 미친다. 김창준 전농 제주도연맹 부의장은 “상인들이 육지부로 다 올라가서 바다 건너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월동채소 대란에 이어 봄 작물인 양파, 마늘까지 연이어 무너지면서 농가 경제에 치명타가 오고 있다. 이에 농민들은 도와 농협에 선제적인 폐기를 요구하고 자율적으로 비상품 폐기를 논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