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농민회, 도농협력으로 자체 과수인증 실시

생명농업 지속 위한 유통·소비 노력, 생산력 감소 등 현장 우려도

  • 입력 2014.10.26 23:57
  • 수정 2014.10.27 07:30
  • 기자명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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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춘천교구 가톨릭농민회와 의정부교구 도시생활공동체 활동가들이 함께 산지점검에 나서고 있다. 사진 가톨릭농민회 제공

가톨릭농민회(가농, 회장 정현찬)가 과수 품목에 대해 자체 인증 점검을 실시했다. 가농의 생명철학을 담은 유기농을 지속하기 위해서다. 점검 과정에서 소비자의 참여를 통해 소비자와 유기과수 생산자 간 소통 활성화를 꾀하고 현장의 과제도 확인했다.

가톨릭농민회는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저농약 과수에 대한 산지 점검에 들어갔다. 가농 소속 농민과 도시소비자를 대표하는 전국도시생활공동체의 실무자들이 함께 점검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농은 가농이 설정한 생명농업철학과 규정이 생산과정에서 반영됐는지, 합의된 농사방법을 실천했는지 등 재배과정을 함께 점검한다.

이는 지난해 논의된 가농 자체 생산규정 설립 에 따른 것이다. 생산자조직인 가농 생명농업실천위원회의 품목별 조직 중 과수분과위원회는 6개월간의 논의 끝에 가농만의 유기농법을 담은 자체 생산규정을 만들었다. 방제력 횟수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2015년 저농약 인증제도 폐지에 따라 저농약 과수농가들이 급격한 유기농 전환으로 농사에 실패할 것을 우려해서 점진적 전환을 위해 내놓은 대비책이다.

이번 산지 점검은 자체 생산규정에 따라 생산과정이 잘 이뤄졌는지 소비자들이 그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의 산지 점검을 통해 유기과수의 생산력 향상을 꾀하고 소비촉진도 기대한다.

손영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은 소비자 참여에 대해 “산지점검은 이번에 마련한 생산규정에 대해 소비자가 어떻게 도울까란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하며 “소비자들이 생산과정을 보고 생산자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소비가 촉진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새로운 생산 규정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방제력 완화로 인해 생산량이 떨어지는 점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 앞으로 과수위원회는 생산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키 위해 지속적으로 토의를 거치기로 했다.

도농 간 소통 문제도 지적된다. 유기 사과를 재배하는 청주교구 손홍철 농민은 “활동가들이 생산력 저하 등 농민의 실질적인 어려움은 잘 모르는 것 같아 농가의 어려움이 소비자들에게 전달이 잘 안될 수 있다”며 “이번 자리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생산자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이 더 알려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가농은 유기농으로 이미 전환한 과수농가에 대해서는 유통 경로를 보장해주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기농과수는 저농약 과수에 비해 가격이나 모양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유기농가의 생산성을 높이고 중도포기를 막기 위해 저농약 과수보다 우선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원주교구 가농 농민회원인 남원식씨는 지난해 유기재배한 사과를 거의 팔지 못했지만 올해 우선직거래를 통해 100% 판매를 완료했다.

가농은 2015년 저농약 인증 폐지 이후에도 꾸준하게 생명농업, 유기농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유기 과수의 산지 점검을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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