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임직원 자녀, 농협 취업 특혜 의혹

농협 취업 임직원 자녀 221명 … 고용세습 논란

  • 입력 2014.10.12 19:33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 고용세습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를 맞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농협 임직원자녀 채용 문제가 거론됐지만 뚜렷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은 채 이른바 ‘똥돼지’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이다.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6일 최근 5년간 농협중앙회 및 지역농협에 취업한 임직원 자녀 현황을 공개했다. 농협중앙회가 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농협중앙회와 1,150여개의 회원조합에서 임직원 자녀 221명이 근무하고 있는 걸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현직 조합장 및 상임이사, 감사의 자녀들로 221명 중 서류심사와 면접만 거친 전형채용 인원은 83명이나 되는 걸로 파악됐다. 또, 자녀가 농협에 취업한 현직 임직원은 126명(조합장 93명), 전직 임직원은 81명(조합장 49명)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서서울농협, 김포파주인삼농협, 수원농협 등 아예 같은 조합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근무하는 경우가 29명이나 돼 정식절차를 거쳤다해도 특혜의 의심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취업 품앗이가 의심되는 사례도 발견됐다. 서울 송파농협 조합장 자녀는 2011년 서울 영동농협에, 영동농협 조합장 자녀는 2013년 송파농협에 취업했다. 박 의원은 “이런 식이라면 특혜 의혹을 피할 수 있겠냐”며 전수조사를 통한 진상파악을 요구했다.

지난 국감에서도 농협 고용세습 의혹이 지적된 바 있다. 김춘진 민주당(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해 8월 2013년 농협 전국 지역조합 임원자녀 근무현황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역농협에서 임원자녀 211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전형채용한 인원이 157명으로 드러났다. 또 211명 중 138명은 최초 비정규직으로 채용됐지만 69명은 지난해 현재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당시 “금번 조사에선 농협 임원의 70%에 달하는 비상임이사 자녀는 제외해 실제 임원자녀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협은 앞으로 채용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등 투명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같은날 “농·축협에 고용세습이나 임직원 자녀 취업 품앗이로 채용된 사례는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직원채용 관련 인사규정을 개정해 시행 중”이라며 지난해 감사결과 채용관련 규정을 위반한 20개 농·축협에 총 68명(견책 13명, 주의촉구 55명)을 징계조치했다고 밝혔다.

‘똥돼지’는 2010년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딸 특채 파문으로 만들어진 신조어로 공정한 절차가 아닌 배경을 앞세워 한 자리를 차지한 간부 자녀들을 뜻한다. 당시 유 전 장관의 딸이 외교부 특별 채용에 단독 합격한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