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자 소외된 가락시장 공청회

  • 입력 2014.09.26 16:44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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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강당에서 청과 도매시장 중장기발전을 위한 연구용역 발표와 공청회가 열렸다. 예상보다 길게 진행된 공청회는 거의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찬성 혹은 반대하는 유통 주체들 간 공방 위주로 흘러갔다. 누구보다 도매시장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 출하자와 관련된 토론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출하자 쪽에서도 두 명의 패널이 참가했지만 대다수의 출하자들은 여전히 이런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두 달 전 발표된 시장도매인 도입 관련 설문조사 결과, 출하자 중 71.5%가 시장도매인제를 모른다고 답했다. 간혹 취재차 만난 농민에게도 시장도매인제 이야기를 꺼내면 거의 모른다는 반응이다. 향후 도매시장의 거래 제도를 정하는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 정작 출하자는 제 3자인 마냥 있는 지금의 모습은 정상이 아니다.

지금까지 시장도매인제 도입에 관해 논의돼 온 사항들은 거의 유통주체 입장에서 나온 것들이다.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된다면 그 이후의 상황, 그에 따른 문제, 현 제도의 문제 등을 출하자 입장에서 바라본 연구나 토론회는 없었다. 소위 유통 전문가라고 말하는 어느 누구도 이런 문제에 대해 쉽사리 답을 내놓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는 지난번과 같은 단편적인 설문조사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출하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홍보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이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객관적이어야 한다. 또 정부도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출하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가락시장 출하자들은 전국의 농민들이다. 족히 수십만명은 될 출하자들이 제도가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는 사람만 아는 식으로 어물쩍 결정 나서는 안 된다. 공사에서 추후 공청회를 재개하고 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라 한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많고 다양한 출하자가 참여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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