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대단결로 희망찬 한가위를 맞이하자

  • 입력 2014.09.07 23:12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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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를 맞는다. 올해 한가위는 38년 만에 일찍 찾아왔다고 해서 농산물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가 됐다. 일찍 찾아 온 봄 날씨는 수확을 앞당기는 결과가 되고 이는 모든 농산물의 가격하락 요인의 하나가 됐다. 농민들이 생각하던 한가위 명절 특수가, 빗나간 예상 때문에 농산물의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걱정들로 편안한 한가위를 맞을 수 없을 것 같다.

봄부터 양파가격 하락으로 양파재배농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으나 정부의 대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후로 마늘 가격하락이 농가 경제의 목을 졸랐고 이젠 고추마저 생산량이 적음에도 가격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선채소나 과채류와 과일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농사지을 수 있는 적정가격은 보장되지 못했다. 그러니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녘가득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혹자들은 이런 현상을 ‘세월호’사건으로 인한 장기 경제침체로 들기도 하고 기상이변에 따른 혼란이라고도 하나 무엇보다 근본적인 것은 수입산에 의한 가격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수입된 양파나 마늘, 고추가 형태를 달리해서 창고에 쌓여있고 상인들은 값싼 수입농산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탓이다. 수입과일들로 국산과일들이 점차 시장에서 사라져야 하는 위기에 처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잖는가.

경쟁력을 외치지만 우리농민들이 그렇게 허약한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농산물들과 단위면적당 최고의 수확량, 사시사철 농산물을 생산하는 부지런한 농민들, 이보다 더한 경쟁력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비교우위라는 틀에 넣어 이지경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결국 정부당국이다.

설상가상으로 쌀관세화 개방을 선언한 가운데 쌀농사마저 지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 농촌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렇게 농민들의 한가위는 걱정과 한숨으로 점철될 것이 확실하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던 말은 이제 옛말이 되고 말았다. 농산물 가격의 변동은 서민생활에 직격탄이 된다며 물가지수에 반영될만한 조짐이 보이면 즉각 수입으로 농민들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하고 가격이 폭락하면 대책에는 늑장을 부려 피눈물을 흘리게 한다.

이런 판에 정부는 농민들에게 한가위 선물이라도 주듯 농업선진화 방침을 내 놓았다.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쌀시장 개방에 대응 하기위해 들녁경영체의 한도를 400ha로 늘리고 직불금 지급상한을 함께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농업을 ‘규모화’ ‘전문화’ 하고 ‘외부자본’의 농업투자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지니게 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런 발표는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들어온 대책일 뿐 농촌이나 농민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도 없다.

전 세계적으로 식량주권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자본의 농업침탈에 맞서는 농민들의 처절한 주장뿐만 아니라 안전한 먹거리의 안정된 공급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이다. 이런 변화된 지점에 농업, 농촌의 정책초점이 이동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청맹과니처럼 이윤에 눈이 먼 이 나라 관료들의 폭거를 보면 농민, 농촌의 미래가 희망적이지 못함을 쉽게 알 수 있다.

개방농정 30년의 역사는 농업축소의 정책이었다. 그 기간 중 농민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경쟁력이란 말을 들었고 구조조정에 시달렸다. 더 이상 정부에 속지 말아야 한다. 농민들을 잘살게 해준다고 한 감언이설에 농민들은 스스로 자신의 살점을 떼어 주면서도 아픔을 몰랐다. 정부의 농간으로 농민단체 분활관리에 농민단체들은 휘둘렸다. 농민들의 진정한 목소리인 농촌, 농업지키기를 대변하지 못하고 단체의 이익에 충실했다. 이젠 마지막 몸부림이 될지도 모른다. 전 농업계가 이번 한가위를 기화로 한목소리로 뭉쳐야 한다.

그리하여 농민들이 스스로 나서 희망의 한가위를 맞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희망의 농촌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젖힐 수 있을 것이다. 우리농업의 살길은 6차 산업도, 마을 살리기도, 농촌 관광도 아니다. 그것은 변죽을 울리는 것일 뿐이다.

진정 농업, 농촌, 농민의 살길은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과 안정된 유통에 있다. 그것이 농민과 농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농업의 칼자루는 농민들이 쥐고 있다. 농민들이 하나가 된다면 정부의 개방농정을 막아내고 진정한 생명농업의 시대를, 식량주권이 실현되는 시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의 한가위는 농민들 손에 달렸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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