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폐지 절대 안된다

  • 입력 2008.01.28 09:47
  • 기자명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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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중 한국농업전문지도연구회 회장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농촌진흥청을 폐지하고 출연연구기관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출연연구기관이란 정부가 출연하고 연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그 재원은 출연금과 기타 수입금에 의해 운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농진청을 폐지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농업과 농촌을 회생시키기는커녕 배고프고 목마른 350만 농민을 밧줄도 아닌 쇠줄로 비틀어 죽이려는 격이다. 더욱이 인수위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밀실에서 몇몇 사람이 입김에 의해 합리화했다는데서 그 심각성이 크다 하겠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결과는 농업을 경제논리로 판단하는 격이다. 오늘날 우리의 농업은 매우 어렵다. 그런 가운데서도 농진청은 묵묵히 농업기술을 연구하고, 지도 보급해 왔다. 그나마 농진청이 있기에 세계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인수위와 이명박 당선자는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잘 이해하고 또한 그 어려움을 가장 빨리 해결해온 것이 농진청이다. UR, WTO, FTA 등 농업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와중에 그래도 버팀목이 된 것은 농진청뿐이거늘 그 흔들리는 기둥 자체를 완전히 거두어버린다면 지붕 위에 있는 우리 농업인들은 곤두박질 칠 것이 뻔하고, 이에 중상과 사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인수위 구성원들도 근본은 농민이 아들, 딸들일 것이다. 보리개떡, 밀기울 먹다가 보리밥 먹고, 쌀밥을 먹는 시대이지만, 보리밥 먹던 시절을 잊은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대선 전에는 많은 농업인들과 악수를 하며 그것도 양손으로 손을 꽉꽉 잡았을 것이다. 허나 당선이 되고 나니 과거를 묻지 말라는 격인가? 아니면 이제는 악수도 안하고 언제 그런 악수를 했나 인가?

돈이 안되는 산업이니 경제논리로 바라보는 그 시야는 분명 시력검사가 필요하겠다 하겠다. 변신, 혁신, 전환, 도전 등 그 어떠한 변화에도 농진청 직원들은 두렵지 않게 일을 해왔다. 돈만 되는 농업기술을 연구하고, 이 기술을 농민들에게 돈을 받고 판다면 우리의 농업은 경쟁력 약화가 아니라, 그대로 주저앉을 것이 뻔한 일이다

바라건데, 인수위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다시 재검토를 하여 농진청을 현재대로, 아니 현재보다 더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조치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농업선진국에서는 자국의 농산물 수출을 위한 우수품종 개발, 소비자가 요구하는 고품질안전농산물 생산기술 보급에 혈안이 되고 있다. 우리도 이에 대한 연구지도 체계의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농업인이 필요한 새로운 신기술 및 품종을 개발하여 도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보급했으나 이러한 전달체계는 하루아침에 무너지며 그 피해는 350만 농민이 받게된다.

▷출연연구기관으로 될 경우 돈 되는 연구에만 집중하게 되며 농업인이 절실히 필요한 일반적인 농업기술을 당연히 소홀하게 되어 농민들이 불만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농업·농촌이 활력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농진청이 국가기관으로 독립 존치되어 기술연구개발과 기술보급기능이 지금보다 더 극대화되어 질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의 근본인 농업이 발전 없이는 경제발전은 헛구호에 그칠 것이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는 농업을 중요하게 다루고 지원정책을 펼쳐 오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은가? 다리 하나건설하고 집을 하나 짓는 것은 내일 해도 되고, 모레 해도 된다. 허나, 농업은 그렇게 안되는 것임을 잘 알아야 한다. 인수위와 이명박 당선자는 350만 농민과 2천4백여 농업전문전문지도연구회원이 목소리를 잘 귀담아듣기를 바라며 그대로 강행을 한다면 분명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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