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62.9%, “육우고기 모른다”

소비자 인식부족, 유통 확대 최대 걸림돌

  • 입력 2014.08.10 17:59
  • 수정 2022.06.03 09:55
  • 기자명 권순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육우에 대한 소비자의 무지와 오해는 육우산업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육우는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정체성을 정확히 어필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육우고기 유통 확대를 어렵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원장 김연화)이 공개한 ‘2013 축산물 소비패턴 및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전국의 소비자 1,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육우고기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응답이 60.9%, ‘모르고 있었다’는 응답이 39.1%다. 특히 육류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20대 소비자 중 62.9%가 육우고기를 모른다고 답한 것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육우고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소비자는 전체의 5% 이내에 불과하다는 것이 통설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육우를 전혀 알지 못하거나 도태된 젖소 암소와 혼동하고 있다.

육용을 목적으로 한우와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육된 육우지만 소비자에게는 ‘질 나쁜 고기’라는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다. 구입 의향 조사에서 수입쇠고기 구입 의향이 있는 소비자는 65.6%인데 비해 국내산 쇠고기인 육우고기가 44.4%에 그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은 유통의 장애로 이어진다. 단일매장으로 국내 최대 농축산물 매출을 올리는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는 2008년 9월 육우 판매를 시작했다가 소비자의 외면 끝에 이듬해 2월 판매를 중단했다. 농협중앙회 낙농팀 정지섭 차장은 “소비자들이 한우만을 찾고 육우에 손을 대지 않는다. 처음에 2m 정도 됐던 육우 매대가 한달 후 1m로 줄고 또 한달 후 50cm로 줄더니 결국 6개월만에 철수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일반적으로 유통매장에서 한우고기와 육우고기를 함께 취급할 경우 관리가 힘들 뿐더러 한우고기에 육우고기가 혼입될 것을 의심하는 소비자들의 시선 탓에 유통매장들이 육우고기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

문제는 육우고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이 쉽게 이뤄질 수 없다는 점. 육우산업 안정과 홍보를 위해 지난 3월 처음 출범한 육우자조금의 올해 사업금 규모는 10억원 남짓. 250억원 규모의 한우자조금이나 90억원 우유자조금에 비해서도 턱없이 적은 액수로, 독자적으로 꾸준한 홍보·판촉 활동을 벌이기엔 어려움이 있다. 농협중앙회 오세준 축산물브랜드팀장은 “전국 낙농조합들을 대상으로 육우 홍보행사를 한 적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육우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잠깐뿐이다. 꾸준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1회성으로 그치고 만다”며 고개를 저었다.

꾸준히 홍보를 한다 하더라도 이미 굳어져 있는 인식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소비자가 육우를 바로보지 못할수록 육우고기는 외면받고, 이윤을 남기기 힘든 유통업자들도 육우고기에 등을 돌린다. 이는 육우시장을 더욱 축소시켜 소비자와 육우의 거리를 점점 멀어지게 하는 악순환을 반복케 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