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가뭄대책 안 세우나

  • 입력 2014.07.22 17:17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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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인데도 불구하고 비가 오지 않는 이른바 ‘마른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봄부터 중부 이북지역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가뭄에 무엇보다 피해를 많이 보는 것이 밭작물이다. 그러나 밭 가뭄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쌀이 주식이고 전통적으로 벼농사를 중시하다 보니 논 가뭄에는 사회적 관심이 많고, 정책 지원도 집중되고 있다. 반면 밭작물의 가뭄은 사회적 관심도 적고 정책적 관심 또한 거의 전무하다. 이러니 밭 농사짓는 농민들의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강원도 평창에서 고랭지 배추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가뭄으로 인해 배추가 말라가고 바이러스가 발생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고추, 옥수수, 콩 등 충청 이북에서 재배되는 밭작물 피해도 심각하다.

작물의 생육기에 장기간 가뭄이 들면 성장이 중단돼 해갈이 된다 해도 정상성장이 어렵고, 저항성마저 떨어진다. 결국 생육부진과 병충해 피해 등으로 수확량이 대폭 줄어 농가 소득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그런데 정부는 밭 가뭄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애가 타는 농민들이 자구책으로 트럭에 물통을 실어다 밭에 뿌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실로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 애타는 농심에 이러한 시도라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이해가 돼 안타까울 따름이다.

여름철 가뭄 문제는 2년 전에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일정한 기간이 지나 장마가 시작되고 나면 가뭄대책은 흐지부지됐다. 지금도 정부는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름 하여 ‘천수답 농정’이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긴급대책으로 인근 저수지와 하천 등에 양수기를 설치하여 밭에 긴급 관수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중·소형관정을 가뭄피해가 심각한 지역에 집중 보급해야 한다.

무엇보다 밭 기반정리 사업에 속도를 내야한다. 현재 밭 기반정리 사업실적은 2013년도 말 현재 13%에 불과하다. 이는 2011년도 11%에서 2년간 불과 2% 밖에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음을 뜻한다. 이러니 농민들이 가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년에도 하늘만 쳐다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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