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양파·마늘 가격 폭락, 도를 넘었다

양파 밭 갈아엎고 도청 앞에 적재 … “생산비 보장안 마련해야”

  • 입력 2014.06.22 19:36
  • 수정 2014.06.22 19:37
  • 기자명 김영미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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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양파·마늘 농가들이 가격폭락으로 인해 생산비도 남기지 못한 상황에 처했다. 지역 농민단체들은 박근혜정부가 발표한 가격폭락 대책을 맹 성토하며 적재투쟁에 돌입했다.

▲ 양파·마늘의 가격 폭락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지난 18일 경남 창녕의 한 농민이 양파 수확을 포기한 채 밭을 갈아엎고 있다.
지난 18일 경남 창녕군 도천면의 한 양파 재배 농민은 수확을 포기한 채 밭을 갈아엎었다. 해당 농민은 “1년 동안 자식같이 키운 양파를 내 손으로 갈아엎는 심정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수확하려면 인건비가 더 들고 애써 수확해봤자 빚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양파가격이 kg당 450원 사이를 오르내렸으나 월말부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현재 ㎏당 350원까지 폭락했다. 마늘은 kg당 3,800원에서 올 초 2,700원대로 내려가더니 현재 2,200원선까지 폭락해 농가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의장 하원오)은 19일 경남도청 앞에서 ‘양파·마늘농가 가격폭락 규탄! 양파마늘 적재 투쟁’에 돌입했다. 전농 부경연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수급조절 실패로 인한 가격폭락의 책임을 생산농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생산비를 반영한 수매가격 책정과 수매량 확대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에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가 마늘수매가로 ㎏당 2,840원(현 정부수매가 ㎏당 1,700원), 양파는 20㎏ 9,000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와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 가격 폭락 대책 수립을 촉구하며 지난 19일 전남도청 앞에 양파를 적재한 농민이 쌓여 있는 양파를 바라보고 있다.

같은 날 전농 광주전남연맹(의장 박행덕)도 전라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양파를 야적했다. 전농 광전연맹 역시 농식품부가 무분별한 수입으로 수급조절능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10일엔 무안군농민회, 무안군이장단협의회, 무안군양파생산자협의회(준) 소속 농민들이 무안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식품부가 실질적인 마늘양파 생산비 보장안을 만들지 않으면 박근혜 정권 퇴진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이들은 “농식품부가 지난달 양파 재배면적이 20% 이상 늘어나 양파생산량이 20만 톤 이상 늘어난다는 근거 없는 예측을 내놓았다”며 “양파값은 농식품부의 수급안정대책 발표 이후 완전한 폭락세로 돌아서 버렸다”고 비판했다.  

 <김영미·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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