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전체 위한 유리온실이 필요하다

  • 입력 2014.06.05 22:18
  • 수정 2014.06.05 22:19
  • 기자명 김명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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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토 주산지 농협 조합장, 토마토 농가, 농민단체가 한자리에서 만났다. 이들이 일년만에 한 자리에 모이게 된 이유는 경기도 화성시 유리온실의 인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해가 바뀌었지만 이들이 만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 지난해와 동일하다. 지난해 5월 동부팜화옹이 유리온실의 사업철수를 발표하자, 화성의 농민단체들이 인수하겠다고 나섰지만, 자금이 부족해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를 앞세운 농업계가 유리온실을 농업계의 자산으로 받아들여 인수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농협이 생산에 참여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그리고 농민들과 경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를 가지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농협 조합장들과 농민단체들도 농산물 수출을 목적으로 조성한 유리온실을 농협중앙회가 인수해 운영한다는 것은 농협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화성유리온실의 농산물 수출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현재와 같이 토마토를 심는다해도 한해 5,500여톤이 생산되는데 이것을 팔아 투자비용 400억을 회수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농업계 일각에서는 원래 목적인 첨단 수출산업단지로서의 역할은 어렵고, 정부가 다른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유리온실단지의 외형만 놓고 농업계의 자산이기 때문에 농협이 인수해야 한다는 시각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농민과 경합하는 농산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가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유리온실을 떠안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미 몇 차례 유찰을 통해서 보여줬듯이 대규모 유리온실을 통한 농산물 사업의 승산은 어렵다.

수출 우선주의를 내걸고 조성한 유리온실은 결국 시장을 내다보지 못한 정부의 실패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농업계 모두를 위한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김명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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