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 순환의 가치, 옥천군 ‘옥천푸드’

소규모 농가에 보람과 활력 부여

  • 입력 2014.05.02 18:39
  • 수정 2015.11.08 00:16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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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는 소비자의 안전한 먹거리 보장과 지역경제 선순환은 물론 환경 보호의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역 내 수많은 영세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제공하고 생산자로서의 보람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농가에 실질적인 이로움을 주기도 한다.

충북 옥천의 로컬푸드 사업도 그런 측면에서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옥천군농민회를 위시한 민간단체 주도하에 추진돼 온 옥천의 로컬푸드는 지난해 11월 ‘옥천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주민발의에 의해 제정되면서 한층 체계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옥천살림영농조합법인이 기반을 닦아 온 친환경학교급식사업은 전체 공공급식의 영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옥천푸드’ 인증제 및 상설직매장 개장도 추진중이다.

▲ 충북 옥천의 로컬푸드 사업이 영세농민들에게 다양한 순기능을 하고 있다. 사진은 유정란 계사를 돌보고 있는 조승국씨.

옥천군 이원면에서 친환경 유정란 농장을 운영하는 조승국(53)씨는 지역의 로컬푸드 사업과 그 취지에 크게 공감한다. 조씨가 기르는 닭은 4,000여수. 같은 유정란 농장이라도 수만 수 규모로 키우는 대규모 농장도 많지만, 조씨의 농장은 ‘부부가 인부 안 쓰고 그럭저럭 해 나갈 수 있는 규모’다. 조씨는 “옥천 지역에는 우리처럼 소규모 가족농이 대부분이다. 가락시장까지 갈 여력이 안되고 대부분 대전, 청주 등지로 판로를 찾아 다녀야 한다. 그게 옥천군 안에서 해결되니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약되는 셈”이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도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이가 보다 가까워져 신뢰감이 생기고 공동체 의식이 높아진다. “내가 생산한 좋은 계란을 우리 옥천 사람들 모두가 먹는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하는 조씨의 얼굴이 어린아이처럼 해맑다. “닭에 투여하는 항생제가 어떤건지 난 알지도 못한다”고 할 만큼 우악스러운 ‘자연농부’의 고집도 한결 편안하게 지켜갈 수 있다.

군청의 옥천푸드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김흥수 주무관은 “옥천의 로컬푸드는 민간단체가 선도적으로 기틀을 닦아 놓은 것이 강점이다. 조례제정으로 그 활동에 재정적·행정적으로 체계성 있는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정책과 지원들이 대농에 치중돼 왔는데, 옥천푸드 사업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의 소규모 농가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올 수 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지역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업으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민관이 함께 한껏 박차를 가하고 있는 옥천 로컬푸드 사업은 농업 생산지역의 구조적 여건을 개선하고 새로운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는, 타지역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일어나 움직인 의미 있는 활동에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줬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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