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폭락, 대안은 없나?

[전문가 기고]권승구 교수 동국대 식품산업관리학과

  • 입력 2014.04.04 15:49
  • 수정 2014.04.04 16:05
  • 기자명 권승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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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양념류 채소 품목의 가격 폭락으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배추, 마늘, 양파, 고추 등의 주요 채소류 가격이 전년 대비 최대 70%까지 폭락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하니 올해 새로운 목표로 영농을 해야 할 농가 입장에서는 기대 보다는 실망과 우려의 마음이 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내 생산량이 부족하여 가격이 오르면 물가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수입산이 들어오고, 생산량이 과잉이 되어 폭락하면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어, 농가 입장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소득의 불안정성과 저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재고 물량과 수입량 증가에 더해 지난 겨울의 양호한 기상조건으로 햇상품의 생산 및 공급량 증가가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채소류의 가격과 생산량이 이처럼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근본적 이유로는, 영세한 농가의 전국적 분포와 짧은 생산기간으로 수급예측이 매우 어렵고, 가격의 불안정성으로 도매시장을 통한 유통 보다는 산지에서 직접 상인과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저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국내 가격에 따라 수입산의 증가가 손쉽게 이루어지고 있고, 수입산과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아 국내산 농산물의 차별화가 매우 어렵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정부의 수급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또는 몇 년에 한 번씩 가격 및 수급 불안정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생산의 영세성과 생산 농가의 전국적 분포성으로 인해, 개별 농가 단위의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수급안정화 대책에 따라 산지폐기지원과 적극적인 시장격리 등의 대응방안 시행이 시급해 보인다. 하지만, 주요 채소류 품목의 가격과 생산량의 불안정성이 주기적으로 되풀이 되고 있다는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품목별 생산자조직화와 농협의 역할 증대 등을 통해 산지 단계에서의 생산 조정과 가공 확대 등으로 재고 및 생산량과 재배면적 조정, 수입 농산물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토대사업으로는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주요 채소 품목의 생산자 조직의 결성과 활성화이다.

산지 단계에서부터 생산조정과 과잉 농산물의 폐기, 저장 및 가공유통 등과 같은 선제적 대응 전략이 매우 필요하며, 의무자조금 등의 도입으로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자구적 대응력을 높혀 나가야 될 것이다.

또한 수입 농산물의 증가에 대비하여 국산 농산물에 대한 고급화 전략과 차별화 전략, 브랜드화 전략 등이 매우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농가가 매우 영세한 상태에서 전국적으로 개별 생산 및 유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조직적 대응을 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농가의 자구적·적극적 대응 방안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품목별 조직화를 추진해 나가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이 매우 절실한 실정이다.

수급 및 가격 불안정성 문제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대응방안이라는 측면에서, 주요 채소류 품목을 중심으로 한 품목별 조직화의 필요성과 활성화 방안 및 각종 지원정책의 중요성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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