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살처분으로 인한 사육수수 감소에 따라 오리고기 수급에 다소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닭고기는 수급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AI 발생으로 살처분한 가금류 비율은 전체 사육수수 대비 오리 23.9%, 육계 4.7%, 산란계 6.5% 수준이다.
유난히 오리 농가에 큰 피해를 준 이번 AI의 특성상 오리고기 수급에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고기는 현재 1,300만수 가량의 냉동육 재고량이 있지만 살처분이 대폭 시행된데다 3~5월에는 신선육 수요가 증가하므로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관측에 따르면 산지가격은 3kg당 6,200~6,700원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종오리 산란율·부화율 향상 등을 통해 10% 수준의 공급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닭고기는 살처분 비중이 비교적 크지 않은데다 최근까지 이어진 사육수수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육계 사육수수는 1.2%, 종계는 7.2% 가량이 증가했다. 다만 AI로 인한 소비 감소로 가격은 하락할 전망이다. 1kg당 4월에 1,400~1,600원, 5월에는 1,500~1,700원의 산지가격이 예상된다.
한편 AI 발생신고는 3월 들어 2일, 6일, 10일에 각각 1건씩 접수되는 등 신고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16일 기준 총 34건의 신고가 접수돼 28건이 양성, 6건이 음성 판정을 받았고 439농가 1,091만2,000수의 가금이 살처분됐다. 살처분 수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정부의 살처분 범위 확대 적용과 개별 사육농가의 규모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권순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