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주권 의제확산의 방법을 놓고 농민단체들의 고민이 깊다. 식량안보를 대신해 식량주권이란 개념을 창안했지만 이해가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지난달 26일 식량주권포럼을 대신해 윤병선 교수의 ‘세계 가족농업의 해에 바라보는 식량주권’ 강연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 회의실에서 열렸다. 윤 교수는 “올해가 유엔이 정한 세계 가족농업의 해인데 관심이 없다”며 “주류경제학이 주장하는 규모의 경제에 주목했다면 가족농업은 해체돼야할 존재이지만 현실에선 소규모경영이 식량문제 해결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기아문제 해결대안으로 제기된 식량안보는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초국적 농·식품복합체의 이해를 반영하는 개념에 불과하다”며 “식량주권은 농민을 위한, 농민의 정치적 경제적 권리를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식량주권 개념이 어려워 의제확산이 어렵단 목소리도 나왔다. 김미경 전여농 사무총장은 “식량주권 문제가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알리는 쉬운 방법이 없는지 고민중”이라며 식량주권 의제확산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윤 교수는 “점차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거다. 학교급식이나 꾸러미사업 등에서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열 전여농 식량주권위원장은 “식량주권을 각자의 입장에서만 이해하고 활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으면 활동의 질적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