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혈압약을 너무 맹신하지 말자

  • 입력 2014.02.16 19:29
  • 기자명 임승현 안성의료생협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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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처럼 보통 사람에게 흔히 병처럼 인식되는 병도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혈압약 판매는 2007년 이미 1조원을 넘어섰고, 2010년에는 2조2,540억원으로 가장 많은 진료비를 지출했다. 또한 30~40대의 젊은 고혈압 환자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혈압은 도대체 왜 올라가고 고혈압은 왜 자꾸 문제가 되는 것인가? 평상시에 심장은 우리 몸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정상적인 혈압으로 혈액을 펌프질한다. 우리 몸의 혈압은 120~80 정도가 정상 수치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혈액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잘 걸어가고 있는데 큰 개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나 날 보면서 으르렁 거릴 때 말이다. 이때는 결국 도망가거나 싸우거나 둘 중 하나인데, 어떤 것을 택하더라도 평상시보다 더 큰 근육의 힘이 필요하고 따라서 필요한 혈액의 양도 많아지게 된다.

심장은 더 빠르게 두근거리면서 뛸 것이고 에너지 소비를 위해 호흡은 빠르게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모두 우리 몸의 자율신경이 담당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가 없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결국 위에서 언급한 개를 마주치는 상황이 오래 지속돼 혈압이 장시간에 걸쳐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결국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혈압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이고, 이는 자연스러운 우리 몸의 반응이다.

혈압약은 이처럼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자연스럽게 올린 혈압을 인위적으로 내려버리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우리 몸에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특히 대형 제약회사들의 이권 때문에 정상 혈압의 기준(현재 120~80)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혈압이 조금만 높게 나오면 호들갑을 떠는 여러 미디어의 잘못된 행태 때문에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특히 혈압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진 환자들도 아주 많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의 80% 이상이 경계역(120~160/90~94mmHg)에 해당한다. 이 범위에 있는 환자들은 식습관 및 영양 관리,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조절이 가능하다. 대부분 의료기관의 비교 연구에서 경계역 고혈압은 다양한 비약물 요법과 자연치유가 혈압약보다 효과가 탁월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또한 단순 고혈압 환자의 경우 역시 약물 요법은 부작용이 더 많다. 그러나 혈압약은 여전히 인기가 좋다. 고혈압 치료는 약물 처방뿐만 아니라 의사에게 방문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혈압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운동이다. 또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동차가 커지는데 같은 엔진이라면 아무래도 더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또한 혈관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는 노력도 필요한데 이것은 운동과 더불어 먹는 것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 몸을 깨끗하게 만드는 자연식이나 여러 가지 식이요법 등을 통해 몸 전체를 청소하고 피로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면 혈압관리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내가 만일 혈압이 높다고 진단을 받았다면 반드시 담당 의사와 잘 상의하여 약물 요법보다는 자연스럽게 혈압을 낮추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혈압 관리가 잘 안 되거나 고혈압으로 인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때에는 혈압약을 복용하되, 반드시 혈압약을 끊을 수 있도록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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