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발은 왜 이렇게 찰까

  • 입력 2014.01.10 15:45
  • 기자명 강대곤 안성의료생협 서안성의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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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오신 젊은 여자 분은 밖에 외출을 하면 손발이 차서 괴롭다고 했다. 심지어는 밖에 나다니기가 겁이 난다고 하는데, 날이 추워지면 손가락이 하얗게 되었다가 나중에는 파래지고, 이쯤에서 시리다가 손이 아픈 증상까지 있다는 것이다. 흔히 수족 냉증이라고 부르는 증상이었다.

추운 곳에 나가거나 찬물에 손을 담그면 우리 몸은 혈관을 수축시킨다. 몸의 열을 손실하지 않기 위한 반응인데, 수족 냉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 혈관의 수축 반응이 과도하게 병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손발이나 코, 귀의 끝에서 혈관이 수축되며 혈액의 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이런 것을 레이노병이라고 부른다.

레이노병은 다른 원인 없이 오는 경우도 있고, 다른 원인질환으로 따라 오는 경우도 있다. 다른 원인이 없는 경우를 일차성 레이노병이라고 하고,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루푸스 등의 다른 원인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를 이차성 레이노병이라고 한다.

이차성 레이노병은 혈관 수축과 산소공급의 차단의 정도가 더 심해서 말초의 살이 죽는 괴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증상은 갑작스런 추위,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을 때 손가락이 창백해지고 점차 푸르스름해지면서 저리고 아픈 느낌이 생긴다. 따뜻하게 해주면 이러한 증상들이 줄어든다. 손발톱 주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손가락 끝이 헐기도 한다.

진단을 위해서 임상적 판단으로 바로 진단하기도 하지만 이차성 레이노병을 고려해서 관련 질환에 대한 검사를 하기도 한다. 가장 많은 원인질환이 류마티스 질환이므로 류마티스 검사를 받고, 그 밖에 환자의 증상에 따라 가장 의심되는 질환에 대한 검사를 받는다.

치료는 레이노병이 혈관의 과도한 수축 반응이므로 혈관을 이완시키는 약제를 사용한다. 고혈압 약으로 쓰이는 약들 중에서 이런 효과를 갖는 약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드물지만 약물에 반응이 없는 중증인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혈관수축이 교감신경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에 레이노병이 심한 경우 혈관에 작용하는 교감신경계를 잘라 혈관 수축을 막을 수 있다. 창백해지는 횟수가 줄고, 발작 기간이 감소되어 효과를 볼 수 있다. 심리적 안정 훈련을 시키는 방법의 심리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제에 따른 치료에 의존하기 보다는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을 지키도록 주의해야 하며 잘 관리하면 정상인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손과 발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추울 때는 외부 활동을 제한하고 추위에 노출된 경우 실내로 들어가 손가락을 흔들거나 팔을 돌려주고 따뜻한 물에 손이나 발을 담그고 움직여 준다. 아이스크림이나 얼린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담배를 피운다면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피부체온을 떨어뜨려 혈관 수축 발작을 일으킨다.

스트레스를 줄이면 자율신경이 보다 정상적으로 반응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정기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코감기약이나 카페인이 든 식품은 먹지 않는 것이 좋은데, 혈관을 수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강대곤 안성의료생협 서안성의원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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