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환경 살리는 농업기술, 온실가스를 잡아라 ①

“온실가스는 줄이고 경쟁력은 높이고” / 인센티브·탄소배출권거래제도…감축하면 할수록 이득

  • 입력 2013.12.22 14:28
  • 기자명 전빛이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7년 기준 2,100만톤으로, 국가 총 온실가스 배출감축 목표 중 5.2%를 차지한다. 정부는 농식품 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저탄소 농법 개발·보급, 신재생에너지 시설 확대 등이 포함된 ‘농림수산식품분야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2012~2020)’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농업·농촌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농가를 대상으로 감축실적에 따라 CO₂ 1톤당 1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등록한 농업경영체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실적을 인정받은 5개 경영체에 감축실적 인증서 및 등록농가 인증 팻말을 수여하기도 했다.

농업분야에서 온실가스를 왜 감축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농가에서 손쉽게 감축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완태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기술사업본부 환경축산사업팀장에게 물었다.

▶많은 농가에서는 아직까지 온실가스, 탄소배출권 등에 대한 용어를 낯설어 한다. 때문에 관련 농업기술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가에는 어떻게 홍보하고 있나.

- 사실 대부분의 농가가 기후변화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주산단지가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어도 단순히 경작지가 넓어진다고 생각하는 농가도 많았다. 때문에 ‘환경보호’와 ‘농외 소득’에 초점을 맞춰 설명을 했다.

현재 저탄소 농업기술 가운데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많이 개발돼 있다. 실제 제주도에서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한 농가는 근처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해 하우스 온도를 높이는 데 이용하면서 전기사용량도 줄이고, 상당량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축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경우다.

▶저탄소 농법을 이용하면 환경보호는 물론이고 농외 소득도 있다고 했는데, 어떤 소득을 말하는 건가.

- 재단의 인센티브 사업은 탄소배출권거래제도가 시행되는 2015년에 중단된다.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산업을 한 뒤 UN에서 확인을 받거나, 기존에 배당된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적게 배출한 것을 확인받으면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도는 이 탄소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는 것으로, 탄소배출을 줄여 허용량이 남으면 이를 팔아 또 다른 소득을 올릴 수 있다. 2015년 이전까지는 재단의 인센티브 사업을 통해 소득을 올리고, 2015년부터는 탄소배출권거래제도를 통해 소득을 올릴 수 있다. 큰 금액은 아닐지라도 또 다른 소득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농가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실가스 저감 농법에는 무엇이 있나.

- 보존경운과 녹비작물 재배가 대표적이다. 보통 밭을 갈 때 기름이 필요한 경운기를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운기를 이용하지 않고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술이 보존경운이다. 단단한 토양에 포트를 심을 구멍만 뚫는 것으로, 뚫린 구멍 외의 땅은 단단해 비닐을 씌우지 않아도 잡초가 자라지 않는다. 특히 뿌리 활착이 빨라 수확량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이는 경사지의 경우 더욱 유리하다. 보통 땅을 갈았을 때 비가 오면 토양이 유실되기 쉬운데, 보존경운 농법을 사용하면 토양 유실 위험도 줄어든다.

노동력 절감 효과는 물론이다. 녹비작물을 재배하면 질소를 고정시켜줄 뿐 아니라 토양에 유기물을 넣어주는 역할도 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가 가능하다. 논벼를 재배하는 영농조합을 대상으로 일 년 동안 탄소감축 사업을 진행하면 총 배출권 수익은 37만원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목재펠릿을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산림청에서 간벌목으로 나오는 것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고 구하기도 쉽다. 지열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방법도 많이 개발됐지만 아직까지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전빛이라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