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통증에 대하여!

  • 입력 2013.12.06 16:30
  • 기자명 이인동 안성농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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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 태동한 이래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것이 바로 통증이다. 원인이 무엇이든지 환자를 가장 괴롭히는 것도 바로 통증이다. 어딘가를 다쳤을 때 생기는 급성 통증부터 다양한 질병으로 인한 두통, 흉통, 복통, 요통, 신경통, 치통, 이유를 찾기 힘든 통증, 말기암 환자의 참을 수 없는 통증, 분만 시 생명 탄생의 통증, 마음이 아픈 통증, 가성 통증까지 그 종류는 너무 많다. 어쨌든 환자 입장에서 볼 때 통증은 의사가 없애주길 바라는 문제 중 가장 우선적인 것이다.

그런데 통증에는 좋은 통증과 나쁜 통증이 있다. 좋은 통증은 대개 급성으로 오는 통증으로 우리 몸이 어떤 위협에 처했을 때 그 위협을 피할 수 있게 우리 몸에 퍼져 있는 통증 감각이 활성화 되어 뇌에서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발에 못이 찔릴 때 통증을 느낌으로써 더 깊이 찔리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만약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더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다. 급성 복막염이 걸렸을 때 복통이 오지 않는다면, 그 결과로 생명을 앗아갈 것이다. 협심증 흉통도 심장 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통증을 유발함으로써 위험에 대처하게 하는 것이다. 당뇨병이 오래 된 사람은 신경 계통에 합병증이 와서 협심증이 왔을 때도 흉통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서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이렇게 원래 아프다는 것은 인류가 주변 환경과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감각인 것이다. 이런 좋은 통증은 그 원인을 찾아서 적절히 치료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피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데 문제는 통증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질병이나 상황이 해결되었는데도 계속해서 만성적으로 남는 통증이 문제다. 이런 통증은 우리 몸에 유익이 되지 않는 그야말로 없애야 할 나쁜 통증인 것이다. 이런 통증의 이유가 무엇인지 수많은 의학자들이 연구했지만 만성 통증의 병태 생리가 밝혀진 것은 1990년경으로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만성 통증은 어떤 질병이나 외부 환경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말초에서 통증을 담당하는 신경 중 일부가 과민한 상태가 되어 여러 가지 신경전달 물질(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이 부적절하게 분비됨으로써 생기는 신경 자체의 문제라는 것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서 만성 통증은 어떤 질병의 증상이 아니라 통증 자체가 바로 병이라는 소리다.

문제는 병태 생리는 밝혀졌는데, 해결할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낙 다양한 경로와 방법으로 신경전달물질이 만성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치료약이 일부 개발되었으나 효과가 충분하지 못하다. 최근에는 특수한 바늘과 신경 재생 주사약을 이용하여 만성 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알려지면서 만성 통증 치료에 한발자국 다가섰다. 만성 통증은 아픈 것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우울증을 유발하여 삶의 의욕이 떨어지고, 통증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이제는 만성적인 통증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통증의 원인과 위치를 정확히 진단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많이 호전될 수 있다. 신경 차단술이나 증식 치료, 신경재생술 등을 적절히 받고 약을 적절히 쓰면, 만성 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만성 통증이 오지 않도록 과도한 노동을 삼가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적절한 휴식과 운동,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여 몸과 마음의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인동 안성농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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