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도 팔자소관

  • 입력 2013.10.19 13:48
  • 기자명 한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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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다민족 국가답게 건국신화도 많다. 그중 대표적인게 사마천의 사기에 전하는 삼황오제 신화다.

기록에 따르면 오제의 탄생과 업적을 건국신화로 하는데 태호 복희, 염제 신농, 황제 헌원을 삼황이라 하고 거기에 소고, 전욱을 합쳐 오제라고 한다. 이는 자료 마다 다르게 나오므로 이 글이 정설이 아님을 밝힌다.

문제는 건국신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중국의 건국신화는 삼황오제가 각기 인간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내거나 가르치거나 하는 것으로 인간 실생활과 연결되어있다.

첫 번째로 복희는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사냥법과 불을 활용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 다음으로 신농은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으며 각종 약재를 구분하도록 가르쳤다 . 또 태양이 높게 떠 있는 시간에는 사람들에게 장사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세번째 헌원은 사람들에게 집 짓는 법과 베 짜는 법을 가르쳤으며, 수레를 발명했다. 글자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해 천문과 역산을 시작하고, 의료술을 시작한 것도 헌원이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연암은 연경의 모습에 놀라워한다. 모든 것이 사람들에게 실사구시적으로 접근하며 조선에서 가장 천시하는 상업이 연경에서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본 것이다. 중국학자들과의 필담에서 조선의 공리공론에 대한 비판에,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웠노라고 적고 있다.

중국은 본래의 건국신화와 같은 모습으로 모든 인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로 가고 있다. 이미 흑묘백묘론으로 실사구시의 가닥을 잡았으며 시진핑 시대는 그동안 소외됐던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도 약속하고 있다. 또 세계시장에 주도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 대한 얄팍한 생각으로는 중국을 넘을 수 없다.

걱정도 팔자라더니 그런 생각이 불현 듯 스쳐 밤잠을 설쳤다. 배(梨)를 수출하려고 APC에 보내려 하니 대기하라고 한다. 중국산 배가 미국시장에 돌풍을 일으켜 한국산 배의 설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중국산 배가 수출이 끝나야 한국산이 넘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시장을 놓고 신고배(新高梨)가 무역전쟁을 시작 한 것이다. 이미 예견했던 대로다. 그동안 우리는 예견만 하고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수입된 중국산으로 인해 양파, 마늘이 파동을 쳤고 이어 고추 파동이 벌어지고 있다. 해외시장을 두고도 이제 양국의 농산물 전쟁은 시작 된 것이다. 한중FTA로 인해 얼마나 많은 농가들이 가슴을 치며 농촌을 떠나야 할지 걱정이다.

대통령이 농업발전에 확고한 의지가 없는 한 우리농업의 갈 길은 험난해 보인다. 박근혜정권은 환태평양무역협정까지 내쳐 나가고자 한단다. 농사를 버티고 살아가기가 어려워 보인다. 걱정도 팔자소관이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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