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잘못 산 인생인가

  • 입력 2013.10.06 10:47
  • 기자명 한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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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세에 기초연금 받으면 인생 잘못 산 것이라고 말한 복지부 김용하 전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장의 망발로 노인들의 심기가 많이 불편할 것이다. 아니 노인들뿐 아니라 앞으로 기초연금을 받게 될 국민 모두가 벌레 씹은 꼴일게 틀림없다.

김용하 전 위원장(52)이 지난달 27일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 “나이가 들어서 65세가 돼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면 인생을 잘못 사신 겁니다”라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애초 모든 노인들에게 월 20만원씩을 지급하겠노라 약속했다. 그 재원의 마련도 틀림없고 국민과의 약속은 지킨다고 했다. 아마 그래서 선거판에서 50대의 반란이라 표현된 박근혜 몰아주기가 가능했을 것이다. 박근혜 당시 후보는 문재인 후보보다 50대에게 190만표나 더 받았다. 우리나라 50대는 그만큼 노후가 불안한 것이다.

그나마 월 20만원이라도 받게 되어 국민연금에 더하면 노후에 힘이 되지 않을까 해서 믿고 찍어준 것이다. 그런데 그런 희망이 물거품이 돼 버렸다. 뒤집어 버린 것이다. 깨끗한 한판 뒤집기로… 그 뒤집기가 반칙이라고 주장하는 야당이나 국민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심판을 자처한 자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중 한 자가 김용하다.

 “그러니까 그게 반칙이 아니고 네 꼬라지를 봐라. 65세가 되어 기초연금이나 바래야 할 정도인 네 꼬라지는 실패한 꼬라지다. 못난놈들이 뭔 말이 그리많냐?” 그런투다. 기가차서 말이 안 나온다. 너무 쉽다. 국민들의 부글대는 속에 쓴물을 바가지로 들이붓는 이들의 행태는 도대체 어디서 근거하는 것이란 말인가.

국민 중에서 농민들은 더 속이 끓는다. 인생 잘못 산 대표들이 농민들이다. 오죽하면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고 자위하고 살까. 김용하 같은 기둥감은 다 서울로 가고 농민들은 후반기 인생 준비할 여유도 없이 우렁이 껍질이 되어가는 마당이니 잘못된 인생의 대표격 아닌가.

그런데 말이다. 인생 정말로 잘 산 김용하 전 위원장, 당신은 농민이 기른 농산물 아니면 살아갈 수 있는지? 당신의 아침 밥상에 올린 먹거리가 누구 손에서 나왔을까 생각해 봤나? 국민들이 당신들의 속임수 속에서도 땀 흘리고 열심히 살아온 것을 그렇게라도 부인해야 자신의 위치가 확고해지는 모양이지?

상상이 간다. 너부데데한 얼굴에 개기름이 번지르르 하고 양복에 넥타이 매고 검은 승용차로 폼잡으며 충견이 되어야만, 그래야 인생 잘산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우리가 잘못 산 것은 우리의 착취를 인정하고 산 것 그것뿐이다. 그래야 당신도 살 것 아닌가.

근데 이젠 그렇게 안 할 것이다. 이젠 당신들의 알량한 뱃속을 위해 모른 척 속아 넘어가진 않을 터, 이렇게 소리칠 것이다. “지천명의 나이가 먹도록 흙을 딛고 나락 한모가지 만져보지 못하고 배추 한통 길러보지 못해 하늘을 모른다면 인생 잘못 산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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