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고장 반복으로 멈춰선 농기계

수리 ‘가능’ 교환은 ‘불가’
피해 농민 “업체와 끝까지 싸울 것”

  • 입력 2013.09.27 16:27
  • 기자명 김명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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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업체인 A농기계회사로부터 구매한 승용관리기가 김낙경씨를 괴롭히고 있다. 김 씨는 관리기를 구매하고 논에서 작업을 하는 도중 엔진이 멈취는 일이 발생했다. 대리점을 여러차례 방문해 수리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시동이 꺼지는 일이 계속됐다. 결국 본사 기술팀이 김씨의 집으로 찾아와 농기계를 확인하고 엔진을 뜯어내 수리를 했지만, 수리를 받은 이후에도 시동이 꺼지거나 스프링이 망가지는 등 농기계로 인한 고장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김씨는 지속적인 기계 고장을 기계 결함으로 보고 본사에 새로운 기계로 교환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본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테스트 기계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 무안에서 10만여평의 논농사를 짓는 김낙경씨와 기계의 악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승용관리기를 파는 A농기계. 넓은 땅에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 김씨에게 승용관리기는 꼭 필요한 기계였다. 하지만 김씨는 불량 농기계 때문에 농사를 망쳤다고 하소연했다.

▲ 전남 무안의 김낙경씨가 작업중 논에서 멈춰진 농기계를 수리하고 있다. 김 씨는 3년부터 이런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에 2,000만원 정도 주고 승용관리기를 구매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이 회사에서만 만들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도 없었지. 구매하고 1년도 안 돼서 엔진이 수차례나 고장이나는 거예요. 본사에서 기술자들이 내려와 엔진을 가져갔는데도 제대로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더라고. 새로운 기계로 교환도 안 된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지. 새벽 4시에 갑자기 고장 나서 다른 사람에게 부랴부랴 기계 빌려서 약 뿌리고. 제때 방제 못해 손해도 났지만 보상은 커녕 기계도 못바꿔준다니 환장할 노릇이지.”

김씨가 승용관리기를 구매한 첫해 엔진이 멈추자 본사에 의뢰해 엔진을 점검했지만 엔진교환 대신 기화기만 교체해 주었다. 하지만 교체 이후에도 기계가 성능을 발휘하지 못해 농약이 과다하게 살포 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농기계 상태가 더욱 심각해졌다. 주행벨트가 끊어져 논 한복판에 멈췄다. 결국 엔진오일, 연료펌프를 교체해가며 겨우 한해 농사를 마칠 수 있었다.

올해에도 이 같은 일이 반복됐다. 결국 김 씨는 업체에 강하게 항의해 테스트용 농기계를 임시방편으로 빌려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테스트 농기계도 구동에 문제가 생겼다. 3단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구간에서 변속이 안 돼 작업시간이 두 배로 늘어나기도 했다. 농기계의 부품도 본사가 아닌 김씨가 직접 구해 수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3년동안 농기계 때문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내가 사용한 기간을 제외하고 돈을 보태서라도 새기계로 교환받고 싶지만 이마저도 어렵네요. 농기계 업체는 기계를 팔아놓고 사후관리를 엉망으로 해 몇 년동안 손해만 보고 있습니다.”

업체측은 기계가 고장 날때마다 수리를 해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A 농기계 관계자는 “김씨의 농기계에서 엔진이 고장을 일으킨 적이 있지만, 그때마다 업체에서 수리를 해주었다. 새 기계 교환 요구를 들어 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

김씨는 현재 소비자원에 이 같은 피해를 접수하고, 분쟁 조정이 어려울 경우 민사재판을 통해서도 업체의 잘못을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김명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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