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온배수 활용 유리온실을 짓는다고?

  • 입력 2013.08.16 16:01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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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원 기자
원자력발전소의 온배수 열을 난방에 활용하는 유리온실 사업이 울산시 울주군과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추진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지난 5월 울주군과 경주시에 ‘유리온실 하우스 재배사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동부팜화옹 유리온실 사업을 본 따서 지열 대신 온배수 열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업타당성 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다. 이용호 한수원 지역협력상생처 처장은 “외국에서도 원전 온배수 열을 이용한 농작물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며 안전성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수원 측의 설명에 따르면 유리온실 재배에 활용할 온배수는 3차 순환계통의 냉각수이며 이론적으론 방사능 물질이 나올 수 없다. 쉽게 말해 원자로 내에 순환하는 냉각수의 열을 식혀주는 냉각수를 냉각하고 바다로 흘러나가는 게 3차 순환계통의 온배수라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게다가 온배수를 바로 난방에 활용하지 않고 열교환기로 3단계에 걸쳐 열을 간접전달하는 방식이라 방사능 오염과는 무관하다는 게 한수원의 입장이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설명은 다르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울진 앞바다에서 방사화은이 꾸준히 검출되고 있다”며 “방사능 물질이 3차 온배수에서도 감지된다”고 주장했다. 방사화은은 자연상태에선 존재하지 않는 물질로 원자로 내에서만 만들어진다. 바다로 유출한 온배수에서 흘러나온 게 아니라면 방사화은이 검출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 사무국장은 한수원의 설명을 “이론적인 원리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궁극적으로 원전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농민을 이용하려 드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처럼 원전은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면 아주 위험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그렇기에 원전의 영향력 범위는 좁으면 좁을수록 좋다. 한수원의 온배수 유리온실 활용은 이를 역행하는 사업이다. 유리온실에서 농사 짓게될 농민들을 볼모로 세우는 이 사업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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