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의 비극

  • 입력 2013.07.19 12:17
  • 기자명 한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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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타닉호는 1912년에 건조된 세계 최고의 호화 유람선이다. 타이타닉호의 침몰을 그대로 영화로 만들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바 있다. 영화는 극한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의 사랑과 증오, 그리고 생명의 고귀함과 그 한계들을 이야기 했다.

그러나 타이타닉의 비극은 초호화여객선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자본의 마성이 비극의 근원이었음을 엿볼 수 있다.

 마늘 값이 떨어졌다고 걱정들이 크다. 주산단지는 그것으로 생활을 해야 하는데 작년의 반값인 kg에 2000원이라니 시장에 팔 엄두도 못 내고 있을 것이다. 마늘농가들로서는 한 많은 마늘이다. 중국산 마늘 파동으로 정책 혼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연습 했건만 학습효과도 없고 준비도 없다.

정부는 늘 그렇다. kg에 2300원으로 수매가를 결정할 때부터 알아봤다. 4000원이 넘지 않으면 생산비가 모자라는데 농민들 죽으라는 계산인지 정부는 그렇게 결정하고 밀어붙인 결과다. 우리농업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다들 알고 있다. 지난 20년동안 잘못된 정책으로 파멸의 길로 가고 있다고.

그런데 지금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거나 변화를 말하고 있는가. 꿈쩍도 않고 한 치도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지 않고 경쟁력 강화를 외치며 FTA에 몰입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FTA를 서두르고 있음은 하루라도 빨리 농업을 농민을 고사시키려 하는 것이다. 분명 이대로 가다가는 빙산에 부딪혀 침몰할 수밖에 없는 타이타닉호의 운명과 다르지 않다.

세계 최대의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는 예견되는 위험을 알면서도 항해를 계속했다. 100만분의1이라도 위험이 예견된 것이라면 항해를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투자금의 회수와 이윤이라는 현실 앞에 요란한 광고로 승객을 모으고 침몰을 향해 달려갔다.

위험한 항해라는 목소리는 코웃음과 거대한 엔진소리에 파묻혔다. 안전하다고 흰소릴 쳐대는 통에 사람들은 점점 세뇌 당해갔다. 진실이 발붙일 곳은 없었다. 승객들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으로 즐거웠고 신나는 파티, 춤과 놀이, 맛있는 음식 앞에 자신들에게 닥쳐올 운명을 간과했다. 그것은 배가 앞으로 나가야만 한다는 전제 때문이다.

돈을 위해 항해를 멈출 수 없다. 한미 FTA에 이은 한중 FTA는 누가 보더라도 우리 농업의 항구적 영위와 거리가 멀다. 그러나 다수 소비자도 농민도 위험을 느끼지만 현재의 상황에 몰입해 위험하다고 소리치지 않는다. 몇몇 뜻있는 소비자와 농민들의 외침은 비웃음과 공중파소음에 묻히고 만다.

우리농업은 타이타닉을 그대로 빼 닮았다. 소비자도 농민도 곧 닥쳐올 운명을 애써 외면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정말 우리농업이 이 땅에서 사라질 것을 예견 한다면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

선장이 말을 듣지 않으면 농민들 손으로 엔진을 꺼버려야 한다. 그 길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다. 우리 모두는 타이타닉에 승선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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