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조직 어떻게 변했나

개별 생산 한계 벗고 공동출하 공동계산까지
시장교섭력 확보 연중 공급 체계 구축

  • 입력 2013.07.01 11:19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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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의 조직화를 위한 노력은 1970년 ‘작목반’ 형태에서 크게 5단계를 거치게 된다.1970년대 작목반 체계는 1980년대 협동출하반, 1990년대 공동계산조직, 2000~2008년 공동계산 실천 작목반 육성, 2009년부터 본격화 된 공선회의 순이다. 쌀 중심의 소농 구조 속에 개별농가로 생존했던 농민들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농자재 단체 구매 방식의 초기 작목반에서 공동생산, 공동선별이라는 생산자 협동체의 진일보한 형태까지 진화하게 된다. 생산자 조직의 변천을 알아본다.

1970년대 작목반 태동
농촌에는 전통적 협동양식인 두레, 품앗이, 공동방제 등이 있었다. 농번기 일손부족을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인 노동협력의 일환으로 명맥을 유지했지만 산업화로 점차 협동양식에도 변화가 따른다.

1960대 후반. 산업화가 급진전 되면서 식량작물 위주의 증산 정책차원에서 생산자를 조직해 육성하게 된다. 1970년 최초로 협동회 하부조직으로 ‘작목반’ 1,484개소가 구성된다.

1980년대 협동출하반 육성
1980년대 이전까지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식량부족 국가였다. 식량자급률 향상이 최고의 농정목표였던 1980년대 중반까지 정부는 품종, 농법, 지역단위 작부체계 등 농업 생산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관리한다. 이를 위해 새마을운동은 지역통제수단으로, 농협은 준정부기구 역할을 수행해, 농촌사회는 마치 전국단위 거대한 협동농장처럼 운영된다.

한편 농산물은 생산만 잘하면 되는 시대에서 유통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정부 주도로 ‘협동출하반’이 육성됐다.

과거 쌀이 주요 재배품목이었으나, 원예작물 중심의 협동출하반이 크게 증가했고 공동 출하도 적극 추진됐다. 1983년 4,830개소의 협동출하반이 1990년에는 1만2,425개소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1990년대 공동 출하?계산 조직 태동
1980년대 후반 우르과이라운드(UR) 협상을 계기로 대외적으로 자유주의 기조가 확산된다. 국내도 이에 따른 무역개방, 농가 경제활동이 시장기구의 세력권 안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농산물 또한 공급 과잉기조로 시장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소비자 선호도가 가격에서 안정성, 지역성 등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농산물이 생산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이 같은 시대흐름에 생산자들도 집단적 품질관리에 의한 시장대응의 필요성을 절감하기 시작했다. 

농민들도 가족단위 개별경영 보다 자원과 자본, 노동의 전략적 결함을 통해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의식이 고취되고, 이른바 준기업적 형태의 조직이 늘어나게 됐다. 영농조합법인이 대표적이다.1993년 정부가 신농정을 표방하며, 1994년 농어촌발전특별법 제정에 따라 정부 지원을 통한 영농조합법인이 확산됐다.

농협은 1996년 공동출하 촉진을 위한 작목반 재도약운동 추진과 함께 시군별 ‘공동계산제’ 시범작목반을 선정한다. 이른바 공동출하 하고 공동계산 하는 조직적 틀을 갖추게 된 것이다.

참고로 1990년부터 1995년은 농어촌구조개선 사업이 추진되면서 전국 농어촌지역에 투융자금이 확대됐다. 각종 보조금, 저리자금이 공급됐고, 시설농업이 급증하면서 작목반 규모도 확대되는 시기다. 이때부터 산지수집상과의 시장교섭력이 본격 확대되기 시작했다.

농협은 지역특화작목을 지정하고, 공동출하사업을 본격 추진하기에 이른다. 공동출하는 개별출하에 비해 생산자 유통 부담이 적고 거래량이 커져 상장경매나 위탁상 거래시 시장교섭력을 키우는 데 비교적 유리했다. 결과으로 농가 수취가격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2000~2008년 공동계산 실천작목반 육성
2000년 들어 대형유통업체 중심, 시장개방 확대 등 농산물 소비지 환경이 급변한다. 이에 따라 공동계산 실천 작목반을 중점 육성하게 된다.

2001년 618개소였던 공동계산 실천 작목반은 2002년 1,090개소로 전체 작목반의 5%를 차지하는 규모로 확대된다. 한편으로 농협은 2개 이상 지역농협이 농산물을 공동으로 판매하는 ‘연합판매사업’을 시작한다. 

2009년 이후 공선출하회 육성
농협은 산지유통 112운동(1조합 1품목 공선회 및 1시군 1연합사업단  2년내 육성)을 내걸고 공선출하회 조직을 집중 육성한다.

기존 생산자 조직으로 육성하던 작목반 대신 농협과 조합원 협약을 통해 공동선별?공동계산 하는 전속출하조직으로 부각되는 ‘공선회’가 주목받게 되는 것이다. 공선회는 공동선별, 공동계산, 전속출하를 원칙으로 한다. 농협은 2020년까지 농협전체 원예농산물 판매액의 50%(약 5조원)를 공동계산을 목표로 공선회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지유통에서 농협의 점유율이 취약하다고 말한다. 현재 산지유통에서 농협 점유율은 55% 수준이며, 실제 농협이 통제 가능한 공동계산제, 계약재배 사업 도입 품목의 점유율은 18% 수준으로 미흡하기 때문이다.

품목별 협의회가 전국단위로 조직돼 있으나, 형식적인 조직화 수준에 불과하고 사업적 조직으로 결합돼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품목에 대한 편차도 심해, 과일?과채류는 대부분 협동조합을 통해 출하되나, 배추?무?대파 등 주요 노지채소는 밭떼기 위주로 산지유통인에 판매해 출하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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