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은 농사로, 농협은 판매로

  • 입력 2013.06.30 22:3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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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은 늙었다. 노동력이 부족해 농번기에는 인근 도시의 인력시장에서 사람을 구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제 농촌 노령화 문제는, 사실 식상한 이야기로 치부된다.  그러나 현상은 하루하루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제 노동력은 농사의 커다란 난관으로 다가오고 있다.

농자재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지만 농산물가격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농사에만 전념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농민들은 수확 선별 포장 물류 유통, 이 모든 것을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 개별 농민들이 이를 모두 감당하는 것은 참으로 고단하고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생산에 전념하고 나머지는 농협이 책임져한다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고 농협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농협 역시 농산물 시장 변화에 대응하여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통해 산지조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것이 공선회, 연합사업단, 조공법인 등의 공동 사업체이다. 그러나 농협의 공동사업이 농민조합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농민들의 일반적 평가다. 반면 농협은 농협대로 공동사업으로 떠안는 손실로 경영이 악화되기도 한다. 왜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는 것일까.

농협공동사업은 영세한 개개의 농가들이 공동으로 생산, 출하를 통해 열악한 시장교섭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노동력 부족을 만회하고 생산활동에 전념해 농산물 품질향상을 도모하는 것. 그래서 농가수취가격을 높이고 소득을 향상시키자는 움직임. 이것이 공동사업의 목표이다.

전국의 공선회, 연합사업단, 조공법인의 성공사례는 어디 하나 빠뜨리지 않고 이러한 목적과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농협본부가 조직한  ‘입마춤’ 연합사업단의 경우를 보자. ‘입마춤’은 안성?평택의 배와 포도로 시작했다. 농민 교육을 통해 협동정신을 높이고 생산 기술교육으로 최고의 농산물을 만들었다. 경기농협의 전문가가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농협직원들 중 저런 직원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열의와 정성 그리고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 연합사업단 첫해에 기대이상의 성과가 나타났다. 어느 배 농가는 이전 대미수출 때보다 무려 70%나 높은 수취가격이 나왔다고 했다.

포장인건비가 과다하다는 농민들의 지적에 이듬해부터는 각 농가에서 1차선별 후 APC로 보냈다. 현장과 발 빠른 소통에 따라 포장인건비가 줄어드는 효과도 톡톡히 얻었다. 입마춤사업단의 적극적이 시장개척 ?현장 소통 노력의 결과는 농민들의 협력이라는 값진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장호원복숭아와 감곡복숭아가 결합한 ‘햇사래’ 또한 성공한 사례에 빠질 수 없다. 경기도 이천과 충북 음성의 지역농협이 연합사업단이 조직된 이후 사업단은 마케팅을 선도 농가는 고품질 복숭아 생산에 전념한 결과 참여 농가의 소득과 재배기술이 동반 상승했다. 이처럼 기본에 충실하면 농산물 판매사업도 유망산업으로 탈바꿈한다. 그러나 많은 농협들이 실적에 매몰되고 시설투자에 집중하다보니 정작 시장 확보와 농산물 품질향상을 게을리 하게 되고 여지없이 실패하고 만다.

‘판매농협 구현’이라는 구호로 출발한 농협의 사업 분리 1년을 맞이했다. 과연 농협이 공언한 대로 농민들의 생산 농산물의 30%를 농협이 책임지는 판매농협으로 가고 있는가?

한국농정신문은 생산자 조직의 역사와 더불어 연합사업의 명암(明暗)을 살펴봤다. 이를 통해 연합사업의 성공요인은 무엇인지 분석하고, 올바른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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