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와 관련된 급성열성혈소판감소 증후군(SFTS)

  • 입력 2013.06.09 13:19
  • 기자명 박준희 안성의료생협 서안성의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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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살인진드기`라고 지칭한 이 병 때문에 전국이 떠들썩하다. 일부에서는 공포심마저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병은 아직 과도한 걱정도, 방심도 하지 말아야 할 대상이다.

급성열성혈소판감소 증후군(SFTS)은 2011년 중국에서 처음 확인된 SFTS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38~40도를 넘는 고열, 소화기증상(구토, 설사, 식욕부진 등)이 주증상이다. 두통, 근육통, 림프절 종창, 자반증, 출혈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이 병은 주로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집먼지 진드기는 관계 없음)에 물려서 감염이 되며 잠복기는 6일에서 2주 사이이다. 이 진드기는 주로 숲과 초원 등의 야외에 서식하고 있다.

진드기에 물려 사람이 죽는 일은 최근에 발견된 이 병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유명한 쯔쯔가무시 병도 진드기에 물려서 발생하는 병인데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수천명이 발생하여 매년 몇 명씩 사망하고 있다. 작년에도 6명이 사망했다고 하니 SFTS 사망자보다 더 많은 숫자다. 그러니, SFTS를 일으키는 진드기만 살인진드기라고 하면 그 진드기는 억울할 것이다. 매년 수많은 사람이 차에 치여 죽지만 차를 보고 ‘살인차’라고 하지는 않지 않은가?

이 병에 걸리면 사망할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하다. 지금까지의 통계를 보면 6% 정도이니 유행성 출혈열과 비슷한 수준이다. 병원에 SFTS 걸린 사람이 17명이 입원한다고 가정하면 그 중에 1명 정도는 사망한다는 이야기다. 17명중 1명이 사망한다면 여러 명은 심각한 상황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으며 생사를 오가다가 회복된다는 말도 되겠다. 그러니, 일단 걸리면 만만하게 볼 병은 절대로 아니다.

그러나, 이 병은 지금까지의 양상을 본다면 발병률이 높아보이지는 않아 과도하게 걱정할 대상은 아닌 것 같다. 유행성 출혈열이 SFTS만큼 위험하지만 그것에 대한 공포심이 일반인에게 퍼져있지 않은 것은 발생하는 환자를 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SFTS도 현재까지 발생환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이다. 생각해보라. 뉴스가 아니면 이웃에서 SFTS로 사망한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겠는가?

SFTS의 근원지이자 현재까지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중국을 보더라도 2년간 집계된 환자는 2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13억이 넘는 사람들 가운데 2년간 SFTS가 2000여명 걸렸고 사망자는 129 명이라면 이 병은 흔히 쉽게 걸리는 병은 아닌 듯 하다.

길을 가다가 차에 치면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게 된다. 그렇다고 차가 무서워 길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인도로 걷고 하는 주의사항을 지킴으로 해서 사고 위험을 줄이듯이 SFTS에 걸리지 않게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진드기에 물린다면 핀셋 등을 이용하여 물고 있는 진드기를 천천히 제거한다. 진드기에 물린 후 심한 발열 등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에 내원하도록 한다.

** 예방 수칙 **

1) 피부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긴 옷 착용(긴 바지, 긴 셔츠)
2) 작업 시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토시와 장화 착용(양말에 바지를 넣어 입는다)
3) 풀밭 위에 직접 옷을 벗어 놓고 눕거나 잠을 자지 말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
4)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말 것
5) 작업 및 야외활동 후 즉시 입었던 옷은 털고 세탁한 후 목욕
6) 작업 및 야외활동 시 진드기 기피제 사용이 일부 도움 될 수 있음
7) 수풀 등에 다녀온 후 진드기에 물린 곳이 없는지 주의 깊게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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