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된 진주의료원… 제초작업 하는 농민들

“폐허로 내버려 둘 수 없다” … 밤샘 농성에도 참여

  • 입력 2013.06.08 22:07
  • 기자명 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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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홍준표 경남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결정을 밝혔다. 이에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해오던 진주시농민회(회장 김군섭) 회원들은 그날 저녁 폐업결정을 철회하라며 의료원 현관 앞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다음날인 30일 진주시농민회 소속 회원 10명이 제초기를 들고 폐허로 변해가는 의료원 곳곳의 풀을 깎기 시작했다. 제초작업에 참가한 농민은 “설마 했는데 폐업이 되니 가슴이 먹먹하고 부모님을 모시고 자주 이용하는 병원인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 지난달 30일 진주시농민회 회원들이 폐허로 변해가는 진주의료원 곳곳에서 제초작업을 했다.
경상남도는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의 폐업을 발표했고, 휴업을 거쳐 82일 만에 결국 문을 닫게 됐다. 그간 진주의료원 존폐에 관련한 공방 속에 타협을 하려는 대화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결국 폐업을 결정하게 된 것.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발표하면서 “막대한 부채와 적자 때문에 진주의료원은 회생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의 부채와 적자가 지역 거점공공병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발생한 ‘건강한 적자’, ‘착한 적자’이며, 부채와 적자를 이유로 공공병원을 폐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진주의료원 자산가치가 폭등했고 대규모 주택단지와 혁신도시 조성으로 의료접근성이 개선되고 있어 회생가능성이 없다는 경상남도의 주장은 거짓” 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은 강성 귀족노조의 해방구다. 노동조합이 경영개선을 거부하고 있고, 노동조합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강성 귀족노조가 장악한 진주의료원에 도민의 혈세를 쏟아 부을 수 없다”고 주장해 진주의료원의 폐업 이유를 노동조합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측은 “5년 간 임금동결을 하고 8개월 동안 임금이 체불되는 상황 속에서도 노동조합이 31명 명예퇴직, 연차수당 반납, 토요일 무급 근무, 등 진주의료원 경영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에 앞장섰다”고 밝히며 “경상남도와 진주의료원 경영진의 정책실패와 부실 관리 운영, 부정비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진주시농민회 김군섭 회장은 “오늘로(지난 5일) 진주의료원 폐업 추진 100일을 맞고 있다. 홍준표 지사가 폐업결정 철회를 해 빠른 시일 안에 진주의료원이 정상화 됐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국회에서는 6월 임시국회에서 의료원 국정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고, 보건의료노조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일 보도문을 통해 폐업 추진 100일을 맞아 홍준표 지사가 무조건 폐업하려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떳떳하게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 건물을 경남도청 제2청사로 활용하기 위한 것인지 ▲800억 원 이상의 매각이익을 챙겨 경상남도 빚 갚는데 쓰려는 것인지 ▲노동조합을 없애기 위한 것인지 ▲대권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강성귀족노조’, ‘갈등증폭세력’과 대립각을 만들어 보수의 아이콘으로 등장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국민들 앞에 명백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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