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10년, 내 평가에 귀 막고 일했다”

안동우 제주도의원

  • 입력 2013.05.26 20:23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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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농민, 도의원’ 제주도의회 안동우 의원의 이력이다. 2004년 6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안 의원은 ‘농민운동가 출신’이라는 주목을 받으며 정계에 입문 했고, 올해로 10년째의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강성’이라는 도의회 안팎의 선입견을 정책대안 제시와 날카로운 비판을 통해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평으로 바꿨다. 결국 주요 위원장을 두루 거치는 성과를 낳았다. 내년 선거에는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안 의원은 또 어떤 이력을 더할까.

- 2004년 보궐선거 당선은 한마디로 화제였다. 어떤 계기로 출마했었나.

제주도연맹 의장이던 2003년 전농이 대토론회를 통해 제도정치에 들어가자는 결의를 했고, 진보정당인 민노당을 선택했다. 제도정치에 대한 갈증을 풀어나가야 하는 시대적 배경 속에 이듬해 우연치 않게 우리지역 도의원 보궐선거가 6월에 있었다. 농민회 차원에서 출마제의는 당연했다. 그러나 선거는 당선되려고 나가는 것 아닌가.

제주도에서 민노당 깃발 들고 나가면 당선을 기약하기 어려웠다. 마침 농민회에서 선거 출마를 결정한 날, 마을에서도 나를 후보로 낙점했다. 농민회 지원에 마을지원까지, 결국 농업계가 총 매진해 줬다. ‘나’라는 개인상품보다는 ‘인프라’의 승리였기에, 예상외로 표차가 컸다.

- 10년 의정활동 하면서 주요 위원장을 맡는 등 비주류 핸디캡에 비해 많은 활동을 했다. 비결이 있다면.

도의회 의장 빼고 다 해 봤다.(웃음) 새누리당과 민주당 양당은 견제를 하게 마련이고, 정서적 교감만 충분하다면 오히려 비주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도 있다. 그리고 평소에는 당 구분 없이 소통하고 동료의식 있으면 된다. 큰 틀의 정책방향 차이는 인정하고, 작은 것까지 다툴 필요 없다. 우리는 약자다. 작지만 우리 목소리를 담고 반영시켜야 할 것 아닌가.

나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겠지만, 나름의 생각과 정치 철학을 가지고 활동한다. 어느 누가 얘기해도 의식하지 않는다. 여론에 흔들려서는 아무 것도 못하기 마련이다. 도의원 10년 동안 내 평가엔 귀를 막았다.

- 농민의원으로 의정활동 성과를 소개한다면.

최근 5, 6년 제주가 월동무 주산단지로 되면서 육지의 대규모 유통인들이 땅을 고가로 임대하고 있다. 평당 500원이던 임대료가 2,500원으로 폭등한 것이다. 젊은 농민들이 농업노동자 전락하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다. 3~4년 우리 지역을 중심으로 무 단지를 조직했고, 유통 현대화 분야도 길을 텄다. 또 우리 지역구(구좌읍)는 시설농업이 전혀 없는 곳이었다.

그야말로 하늘만 쳐다보는 농사였는데, 시설채소 하우스를 100여동 이상 보급했다. 농민들이 FTA 반대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한편으로 대응과 생존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사는 자금흐름이 느리다는 것이 최대 단점이다.

벼농사만 해도 영농자재비 들여 농사지으면 1년에 한번 소득이 생기는 것 아닌가. 노지농사와 시설농사를 병행하면 농민도 월 소득 개념 생긴다.

-한중FTA 등 농사짓기에 점점 어려운 환경이다. 제주만의 농정이 있다면?

제주의 농어촌진흥기금 활용을 주목해 달라. 10년 전 100억원으로 시작했던 기금이 현재 3,000억원 규모다. 기금을 운용해 농민들한테 1억원 한도에서 융자해준다. 도에서 4% 이차보전을 해줘 농민들은 2.08%대의 저렴한 이자를 내면 된다.

농도라고 자부하는 전남북도도 이런 규모의 기금 운용에 대해서는 제주도만 못할 거라 생각한다. 제주도는 일반 회계의 1%를 반드시 농어촌진흥기금으로 적립토록 조례를 규정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올해도 농가들이 신청한 금액, 모두 배정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 또 선거가 있다. 어떤 계획 있으신지.

4선 도전은 명분이 없다. 10년이나 일할 기회 줬는데, 더 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뭐했냐는 뜻과 같다.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의원자리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의정활동 잘 마무리하는 것으로 마음정리를 했다. 농사꾼인 내 자리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또 다른 사회적 요구가 있다면, 그건 그때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지금 뭘 해야겠다, 규정짓기는 어렵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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