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은 보이지 않는 농협중앙회

  • 입력 2013.05.20 00:2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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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중앙회 금융지주 신동규 회장이 지난 15일 전격적으로 사퇴를 발표했다. 이에따라 농협중앙회 최고위 간부임원 8명도 함께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갑작스런 신동규 회장의 사퇴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도 되고 있다.

신 회장은 재정경제부 공보관과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쳐 수출입은행장,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기관장과 협회장을 역임한 대표적 MB맨이다. 이런 이유로 취임당시 노조로부터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런 그가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상태에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의 갈등으로 사퇴 한다는 것은 어딘가 아귀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농협중앙회가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는 했지만 고위임원 8명도 사직서를 이미 제출했다는 소문이고 보면 심상찮은 일임에 분명하다. 표면적 이유로는 농협금융지주의 실적 부진과 전산망불통사태, 농협의 특수성과 이에 따른 신 회장의 CEO로서의 한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농협금융지주의 막중한 책임을 기꺼이 받았다는데 주목 해야 한다.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때 그 조직의 구조적 속성이나 특성을 파악하지 않고 자리를 꿰어 차지는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새로 출범하는 조직을 정상적 궤도에 안착시키고 농업과 농민에 기여하겠다는 포부쯤은 가지고 있었을 것 아닌가. 그렇다면 임기를 1년이나 남기고 사퇴한다는 것은 또 다른 정치적 이유가 없다 할 수 없다.

사퇴기자회견에서 다른 정치적 이유는 없다고 강조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또 다른 보도는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추천으로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자문위원을 맡은 바 있는 신 회장의 이번 사퇴가 금융기관 물갈이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농협의 신경분리는 진정한 농협으로 거듭 나기위한 몸부림이었다. 전 농협인의 요구로 농협이 농협답게 변화 혁신하도록 해야 함에도 정부의 간섭으로 뒤틀려 버리고 말았다. 지금의 농협금융지주와 같은 신자유주의 방식으로는 농민들만 따돌림 받고 그동안 농민들의 고통과 땀과 눈물은 간데없이 돼버리고 만 꼴이다.

농협금융지주회장 자리든 또 어떤 자리든 자신들의 탐욕만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권력투쟁이든, 대통령의 자기 사람 배려해주는 꼼수든 농민들은 피해만 볼뿐이다. 이들의 눈에 농민들이 보일 리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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