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옹간척지로 본 수출농업의 허상

  • 입력 2013.03.29 15:29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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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농정의 핵심기조는 수출농업 육성이다. 그런데 농민들 중 이걸 아는 농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수출농업은 현실성도 없고 농민들과는 상관없는 공허한 소리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은 2012년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이 56억불로 사상 최고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식품수출이 대부분이고 농축산물은 그저 미미할 따름이다.

지난 30년간 농정은 수입개방에 따른 경쟁력 강화였다. 이것이 더 나아가 수출 경쟁력  강화로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내놓는 정책이 대규모 수출 농업단지 조성이다. 정부의 예산만 가지고 농업 경쟁력을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산업자본의 농업투자를 통해 농업 경쟁력을 제고 하겠다는 뜻이다. 산업자본으로 화옹 간척지와 새만금 간척지에 대규모 수출 농업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이 참여해 첨단시설을 건설한 후 농산물을 생산, 수출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러한 발상이 오늘날 동부팜화옹의 사태를 만들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최첨단 시설을 갖춘다면 수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허나 화옹간척지의 유리온실에서 생산된 토마토가 수출 경쟁력을 갖는다고 강원도 춘천에서 토마토 하우스를 하는 농가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화옹간척지에서 생산된 토마토가 생산과 동시에 전량 컨테이너에 밀봉되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수출이 된다면 누구도 문제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부 수출이 되고 상당량은 상황에 따라 국내시장에 나와 중소 토마토 농가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결국 농민들의 반발로 동부팜화옹이 사업포기선언에 이르렀다. 새만금에 대규모 축산단지가 조성된다고 정읍의 단풍한우의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는다. 새만금에 최첨단 유리온실을 지어 파프리카를 생산한다고 예산 어느 파프리카 농장의 수출이 늘어나지 않는다. 결국 농업의 경쟁력 강화, 나아가 수출 경쟁력강화는 농민들에게는 허상이다.

그래서 농업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농정에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경쟁력 강화의 기조를 폐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농정의 주체가 현재 현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이어야 한다.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농민들을 향한 농정은 이제 중단 돼야 한다. 농업의 중추를 이끌고 있는 중소 가족농을 보호 육성해야 우리나라 농업이 건강한 발전을 할 수 있다. 이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농산물을 생산 할 수 있도록 국가는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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