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결과 양성?

  • 입력 2013.02.01 09:11
  • 기자명 박준희 안성의료생협 서안성의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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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 퀴즈를 하나 내겠습니다. 맞춰보세요.
“종양에는 양성 종양과 음성 종양이 있는데 양성 종양이 암이다”
위의 문장이 맞으면 O, 틀리면 X 해보시기 바랍니다. 죄송하게도 상품은 없네요.

최근 어떤 분을 만나 건강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수십년 전부터 발에 암이 있었는데 최근 더 아프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암이 수십년간 커지거나 퍼지지도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요?

일부 갑상선 암 등을 제외하고는 그러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알고 보니 양성 종양이라는 말을 암으로 이해하고 계셨더군요. 용어에 대한 오해로 한참동안을 마음이 불편하게 지내시지는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 그럼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볼까요? 종양은 양성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나누는데 악성 종양이 암입니다. 따라서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X가 되겠네요.

또 한가지는 대장암 검진으로 흔히 사용하는 대변잠혈검사(대변에 혈액이 묻어나오는지 정밀하게 분석하는 검사)나 혈액검사에서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양성과 음성으로 결과가 나누어집니다.

이렇게 양성이라는 표현이 헷갈리는 것은 이런 경우의 ‘양성’이 한자가 다르지만 발음이 같기 때문입니다. 혈액검사나 대변 검사에서의 양성, 음성을 한자로 쓰면 陽性, 陰性 인데, 陰陽(음양)을 표현할 때 쓰는 한자와 같으며 반응이 있다, 없다의 뜻입니다. 양성이면 반응이 있는 것이고, 음성이면 반응이 없는 것입니다.

종양의 성격을 표현할 때 쓰는 양성, 악성을 한자로 쓰면 良性, 惡性으로 이 때 양성의 ‘양’자는 선량하다 할 때의 ‘량(良)’과 같은 한자입니다. ‘량성’인데 발음상 ‘양성’으로 발음이 되어 음성/양성의 양성과 발음이 같게 된 것입니다. 혼동하지 않으려면 종양에서 표현하는 양성을 ‘량성’이라고 표현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보통 그냥 ‘양성’이라고 부른답니다.

종양의 경우에는 당연히 ‘양성(良性)’이 더 나은 것이겠지요. 혈액검사나 변 검사에서는 양성(陽性)이 좋은 걸까요? 음성(陰性)이 좋은 걸까요? 대변잠혈검사 결과를 보고 음성으로 나왔는데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음성이 좋습니다.

 B형간염검사의 경우는 표면항원, 항체 검사를 하는데 항원이 음성이 나오면 좋은 것이고, 항원이 음성인데 항체가 음성이 나와도 큰 문제없지만 항체가 양성이 나오면 면역력이 있는 것이므로 더 좋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C형간염 항체가 양성이 나오면 그것은 C형간염에 감염되어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좋지 않은 상태이지요. A형간염의 경우는 면역글로불린 M이 양성으로 나오면 감염된 것이므로 좋지 않고, 면역글로불린 M이 음성이고 총면역글로불린이 양성이면 면역이 형성된 것이므로 좋은 것입니다.

이처럼 검사의 양성/음성은 검사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므로 양성이면 무조건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습니다. 검사 결과 옆에 참고치(정상 범위에 있는지를 보여줌)가 있으므로 검사결과가 참고치 범위 안에 있는 것을 통해 스스로 분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검사 받은 사람이 임의로 분석하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검사들의 경우는 검사 수치가 참고치를 벗어나서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환자분들이 걱정하지만 병원에 가서 물어보면 별 것 아니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항목 자체로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하고 다른 항목을 분석할 때 함께 분석해야 하는 항목들의 경우 이런 일이 많은데요, 검사 결과를 받으시고 잘 몰라서 고민되는 경우 혼자 분석하며 걱정하지 마시고 의사를 찾아가셔서 직접 자세한 설명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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