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인터뷰] “눈앞의 이익만 봐서는 막걸리 세계화 힘들다”

우리농산물만 고집스럽게 사용하는 ‘우리술’

  • 입력 2012.12.28 19:24
  • 기자명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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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는 좋은 술이다. 일일이 온도를 재야하고 사람의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양 많은 저렴한 술로 인식되고 있어 안타깝다. 막걸리가 얼마나 좋은 술인데….” 김석규 부사장은 술자리에서 막걸리만 마시고, 소주와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싫어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막걸리가 지역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막걸리를 세계적인 술로 만드는데 매진하고 있는 ‘우리술’. 이 업체는 우리 농민이 생산한 쌀로 빚은 술이야말로 진정한 전통주, 막걸리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100% 우리농산물만 사용해 술을 빚고 있다.

 

-우리쌀, 우리농산물만 엄선해서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우리도 수입산을 썼었다. 전통주인 막걸리에 수입산을 쓰는 건 우리술이 아니다. 우리쌀을 갖고 만들어야 우리술이라는 인식을 하고 우리농산물로 바꾸게 됐다. 밀가루도 사용했는데 이제는 우리쌀만 사용한다. 첨가하는 사과, 배, 복분자 등 재료도 유명산지에서 엄선해 쓰고 있다. 싼 것은 맛과 향이 덜해서 표시가 난다. 또 가평이 잣으로 유명한데 잣 막걸리 만들고 있다. 지역산업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는 자부심도 있다.

-우리술 소개 간단히 해 달라.

우리술은 최고급원료로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가 접근보다는 좋은 원료로 좋은 품질을 우선시하는 것이 회사 방침이다. 지난해 3월 수출 부문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10월 우리술대축제 품평회에서 약주 청주 부문 대상을 받았다. 상 한번 받기 어려운데 대상 받아서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가격과 판로는 문제가 없는가.

지금까지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쌀 저가로 공급받는 여건이 줄고 있어서 앞으로가 걱정이다. 막걸리 전용햅쌀을 계약재배와 저렴한 나라미로 공급 받고 있다. 그런데 정부 비축물량이 적어지다보니 저가 공급 형편이 안 되고 있고, 이상기후로 계약재배 물량 확보도 쉽지 않다. 작황이 안 좋으면 농가는 수입이 줄어들고 우리는 계획에 차질을 빚는다.

그래도 하늘이 안 도와준 것이니까 조금씩 이해하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우리도 상생협력 차원에서 농가 기대소득까지는 안 돼도 계약 금액보다 더 드리고 있다. 올해도 더 드려야 할 것 같다. 김포의 한 영농조합과 3년째 계약재배를 하고 있고 내년도 협력하기로 했다.

-2013년 새해맞이는 잘되고 있는가.

2011년은 대외적으로 막걸리 산업이 호황이었다. 내수도 수출도 활발했는데 지난해는 위축됐다. 올해도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밋빛 전망보다는 어려운 경제에 맞추려고 한다. 수출은 일본 중심에서 탈피해서 동남아, 중국, 다른 미주 쪽으로 활로를 개척하려고 한다. 내수는 지역막걸리에서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단계이다.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서 전국 브랜드화 하는데 역점을 두려고 한다.

▲ 김석규 부사장(왼쪽 두번째)을 비롯한 우리술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농민에게도 한마디 부탁한다.

농민도 농사 하나만 철칙으로 살아오셨는데 대외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기와 도전에 직면해있다. 그렇더라도 농업이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 거다. 우리 회사만 잘 되고 쌀을 싸게 공급받아야 한다는 생각 가지고 있지 않다. 막걸리 산업이 커지길 바라고, 해외에서도 우리술 전통문화 알리려고 한다.

눈앞에 싼 것만 찾으면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다같이 노력하면 우리농민 판로도 더 생기고 덜 힘들거 라고 본다. 우리도 어렵지만 농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 거센 도전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내서 끝까지 농업 살리는데 매진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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